[해결에집중하라] 이게 뭐라고 울컥한다

조미진 작가. 20200402. facebook.com/mijin1203

by 한봉규 PHILIP
조미진작가.20200402..jpg 조미진 작가. 20200402. facebook.com/mijin1203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온 여사 님은 여느 때와는 다른 눈웃음으로 내 인사를 받으셨다. 이내 밀대를 쥔 한 손을 들고 다른 한 손도 들어 'X'자를 만드셨다. "오늘 혼자시네요"라고 안부를 물으니 도리질을 하신다. "그럼요"라고 응수하니 "오늘까지만 일해요"라는 것이다. 마스크 낀 채였지만 여사 님 음성은 고르지 못했다. "아니 왜요" "몰라요. 나오지 말라네~"라는 말 무게를 주체할 수 없었던지 허리 춤에 두른 청소 주머니 속을 한 손으로 헤집고 있다. "내가 먼저 가네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사이로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하루에 두 차례 청소를 하신다. 오전 8시와 오후 3시, 아침에 만나면 출근하느냐고 물으시고, 점심 한때 지나고 만나면 퇴근하시냐고 내가 묻곤 했다. 그 인사만 내리 8년 째였다. '내가 먼저 간다'라는 말씀은 때 되면 이사 나가야죠라고 한 내 말을 기억하고 내게 남긴 작별 인사 같았다.


점심밥을 지으려고 쌀을 씻는 데 이게 뭐라고 울컥한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알아야겠다. 경비실로 먼저 갔다.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좀 더 물을수록 "뭐 그런 게 있더라고"만 반복하신다. 입주자 회의체 비스름한 것이 있는가 보다. 이 건물 이모저모에 관여하는 듯싶다. 관리실과는 다른 사무를 맡고 있다는 투다. 경비 아저씨는 그 정도로만 얘기하고 입을 닫았다. 무력감이 들었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중간쯤 여사 님 쉬는 휴게실이 있다. 차를 몰고 나가면서 그곳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면, 관심 두지 않을 위치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홀수 층 청소를 맡아 하시는 여사 님이 웬일이냐고 하신다. 베지밀을 손에 쥐어 드렸다. 오랜 기간 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와 함께.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여사 님 얼굴이 함박꽃으로 돌아왔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잘 기시라는 답례를 받았다. 여기서 헤어지면 어느 시간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내 속도 모르고 벚꽃은 흰 난장질이다.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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