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연수 쌤이 브이로그를 만들었다고 내게 보내왔다. 며칠 전 있었던 연구회 모임과 커피 타임을 영상에 담은 것이다.
1분 30초 동안 펼쳐지는 브이로그는 특별했다. 특히 첫 장면은 10초에 불과했지만, 그 컷을 담으려는 연수 쌤 노고를 듣고는 감동이 북받쳤다. 이 짧은 10초를 위해 한강 둔치로 일부러 향하는 동안 펼쳐진 풍경을 놓칠세라 화면에 담았다. 그중 한 컷이라니,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신나고 재밌고 즐겁다면서 연수 쌤은 브이로그를 맡아 해 보겠다고 했을 때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열정 넘칠 줄은 몰랐다.
하루 숱하게 많은 풍경을 지나는 나와는 다른 언어와 감정 선을 갖고 있는 연수 쌤은 아마도 카메라 렌즈로 시를 쓰는 것이 분명하다. 아이스커피를 받아 올 때도 내게는 그 맛이 포인트라면 연수 쌤은 송골송골 맺힌 차가운 물방울이 잔 표면에서 씩씩대며 용쓰는 모습을 보는가 보다. 그런 컷 여러 개 중 하나하나 고르고 자르고 붙이는 일을 하며 연수 쌤은 꿈을 키우는 듯하다. 이전에는 들은 적 없는 언어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구사하는 수려한 퍼실리테이터 말이다.
요즘 비대면 언택트 상황 이래 온라인이 대세라 하니 그 판을 이끌 능력과 감성이 충만한 연수 쌤이다. 그런 연수 쌤이 다듬고 보듬는 영상 언어가 또 기대가 된다. 이렇게 문제해결연구회TV 브이로그는 연수 쌤이 수도 없이 누르는 셔터 소리와 세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필력으로 태어난다. 그때마다 나도 다시 태어나는 듯싶다. 이런 일이 내게 있음이 참 고맙다.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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