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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Aug 03. 2020

[온라인회의연구소] 잼보드 · 비캔버스 · 뮤랄

2020. 8. 9. (일) 비대면 교육 사례 연구 세미나

Samuel John Peploe (1871–1935)



1. 포드 - GM - 테슬라

세계 최초 자동차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창안한 포드 사가 1908년 만든 'T1'이다. 하지만 T1 영광은 1927년을 고비로, 포드 사는 1940년대를 기점으로 알프레드 슬론이 경영하는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rtos)에게 시장 점유율 1위를 내줬다. 그 뒤를 토요타가 1980년 대 북미 자동차 시장을 장악했다. 그 후로 자동차 시장은 혁신도 없이 2000년 대를 맞이했다. 테슬라, 2003년 창업했고, 일론 머스크가 CEO로 등장하면서 '전기 차' 시대를 선언했다. 테슬라는 2019년 245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기 차 등장은 강력한 외부 환경이 압박한 결과라기보다는 수돗물을 부어도 굴러가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도전과 혁신 과정 산물이다. 요컨대 기술을 좀 더 발전시켜 인류에 공헌하려는 과학이 비즈니스 상상력과 맞물린 자연스러운 귀결이고, 여기에 '지구 살리기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으면서 그 필요성이 한껏 부각된 듯싶다. 여기에 인터넷이 결합하면서 '모빌리티'라는 신조어를 낳으면서 새로운 이름 '디지털' 아래 헤쳐 모이는 형국이다.


자동차는 인간 활동성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이동 거리를 단축시켰다. 여행 물류 산업을 키웠고, 개성과 감성이라는 트렌드를 양산했다. 무엇보다도 수 만개 일자리를 창조했다. 자동차가 인간 외부 활동에 초점을 맞춰 비즈니스와 일상을 바꿨다면, 인터넷은 내부 활동 즉, 비즈니스 양식을 바꿨다고 본다. 그중 대륙 판을 뒤집어 놓을 강도로 일어난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단순히 새로운 비즈니스 탄생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2. 비대면 등장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형태를 두 갈래로 나눴다. 이름하여 '비대면'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모빌리티'는 T1부터 내려오는 양식이 있어 조심스럽지만 전망이 가능했고, 그 전망은 나름 실현 가능한 축에 낀다. 하지만 '비대면'은 상상이 현실이 된 탓에 축적한 경험이며 고수해야 할 전통이 마뜩지 않다.


특히 일하는 방식은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탓에 곳곳에서 혼란과 혼돈을 당분간은 감당해야 한다. 범위를 좀 더 좁혀 보면 비대면 하 일하는 방식은 대면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무엇이다. 하지만 그 '무엇'이 어떤 속성이고 성질이며 어떤 특이성을 갖고 있는지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검증하고 있다. 마치 갑옷과 투구 없이 전쟁터에 내 몰린 의병과도 같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간절함과 절박함이 돌파구를 찾아냈다. 비대면 협업· 보고 · 회의 · 리더십 · 코칭 · 성과관리 방식에 대한 혜안이 봇물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데에는 '디지털 도구'가 지렛대 역할을 했다.



3. 마이크로스프트·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사와 구글은 이런 면에 있어 분명 선도자이다. 1인 1PC 시대를 가능케 한 윈도 운영체제를 만든 MS, PC와 PC를 연결해 웹상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구글. 이 두 기업이 지금 물을 만났다. 특히 구글은 강의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비대면 하에서도 대면 못지않은 성과를 일구게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치 T1 자동차가 최초로 등장했을 때 경이로움이 있다.


포드 - GM - 토요타 - 테슬라로 이어지는 과정 특징 중 하나는 앞 선이가 혁신하지 못한 일을 다음 주자가 해 낸 결과물이다. 예컨대 효율성 극치로 평가받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은 자동차를 대하는 소비자 감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틈을 GM이 '스타일링'(오늘날 산업 디자인 효시라고 불리는)으로 파고들었다. 토요타는 린 생산방식으로 가성비를 들고 등장했고, 테슬라는 앞선 세 회사가 일군 판을 '상상력'과 '혁신'으로 뒤집어엎었다.


1인 1PC 시대를 열어 업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마이크로소프트 사 바통을 구글은 '협업 툴'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으로 옮겨 왔다. 이런 구글 정신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늘 비즈니스 성공 사례로 연구되곤 한다. 사용성을 숨 가쁘게 개선했다고는 하지만 날로 커져가는 비즈니스 복잡성과 세련된 인간 욕구를 따라 잡지는 못하는 듯하다. 그 때문인지 구글은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을 뿐, 사용자 감성은 웹으로 구현하는 데 주저했는가 싶다.


그 틈을 파고들어 성공한 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스타트 업이다. 지금 한창 '협업 툴'로 각광받고 있는 '뮤랄' '비캔버스' '멘티미터' '줌' 등은 구글 웹 툴 사용성에 불만이 있는 한두 가지를 개선하고, 감성을 입히고, 자유도를 높인 디지털 도구다.



4. 잼보드·비캔버스·뮤랄

구글 잼보다(JamBoard)는 포스트잇을 온라인으로 구현한 협업 툴이다. 단순한 기능으로 익히기도 쉽다. 처음 사용자라도 금세 자신감을 갖는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형식은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보여야 하는 수준이다. 잼보드는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학교 교육용이라고 애써 우회하지만 구글답지 않다.


비캔버스(BeeCanvas)는 날로 복잡해지고 따져야 할 이해관계가 많아지는 비즈니스 속성을 웹상에서 직관적으로 쓸 수 있게끔 했다. 주요 기능 대부분은 MS 오피스 사용자라면 금세 익힐 수 있다. 파워 포인트 슬라이드 형식을 갖춰 논리적 전개에 알맞다. 실제로 비캔버스로 구현하는 협업 이미지는 체계적이다. 이 말은 일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MBTI 유형이 유행이라는 말에 힘입어 비캔버스를 여기에 빗대면 -ST- , -NT- 즉, 사고 형쯤으로 말하고 싶다.


이와 대척점이랄 수 있는 -SF-, -NF- 즉, 감성을 중시하며 소통과 공감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관계 질을 우선하며 일을 하고 싶은 이들 기대를 담아낸 디지털 도구도 있다. 뮤랄(MURAL)이다. 뮤랄 캔버스는 커다란 벽화이다. 여기에는 비캔버스처럼 차례차례 전개해야 하는 순서가 없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하고 싶은 세대 사곱빙식 입맛에 안성맞춤이다.



5. 뮤랄

자신이 일하고 싶은 장소에서 내가 앉고 싶은 자리에서 자기 상상력과 능력을 뽐내며 일을 하는 방식에 최적화 되어 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는 아니다. 기본기는 탄탄하다. 마치 담벼락 그림 낙서를 그라비티라는 예술 장르로 발전시킨 '키스 해링' 작품을 뮤랄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이 든다.


잼보드와 비캔버스에서는 이런 기대를 가질 수 없다. 잼보드는 단순하고, 비캔버스는 순서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두 툴 목적에 맞는 업무는 따로 있다. 반면에 뮤랄은 요즘 일잘러 방식인 애자일스럽게 디자인 싱킹 사고를 추구한다.


이런 뮤랄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자유롭지만 기능을 익히는 데 일정 기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훈련과 숙련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쑥과 마늘을 먹고 버티는 존버 정신으로 이 시간을 보내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높고 크다.


어느 날 북촌 · 서촌 골목골목을 누빌 때 만나는 담벽을 보면 '페르소나' '공감지도' '회상'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린 캔버스' 템플릿을 불러들여 그 자리에 앉은 채로 워크숍을 하고 싶을 만큼 일을 놀이로 인식하게끔 한다. 뮤랄은 그런 협업 툴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정의를 다시 쓴 기업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여기에 견줄만한 한 회사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못하는 일이 있고, 하지 못하는 일 또한 있다. 그 일이 무엇이냐고 분명 캐묻고 싶을 것이다. 일일이 답변을 내는 것보다 '구글 잼보드·슬라이도 - 멘티미터·비캔버스 - 뮤랄'로 이어지는 '협업 툴' 라인업을 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6. 플레이어

GM이 포드를 제압했을 때 포드가 경쟁우위인 시장에서 싸우지 않았다. GM은 새로운 시장을 찾았고, 만든 다음 포드가 제 발로 들어오도록 했다. 줌(ZOOM)이 화상 회의 · 토론 시장을 장악한 것이 이와 유사하다. 뒤늦게 MS는 팀즈를 구글은 meet를 띄우려는 양이 닮아 하는 말이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비즈니스는 생물이고, 생물은 적자생존 방식에서 지금껏 벗어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해서 지금 우리가 할 일이 있다면 관전자가 되든, 플레이어가 되든 둘 중 하나는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는 당신은 무엇을 선택했느냐 되묻고 싶을 것 같아 답을 하면, 당연히 플레이어다. 보는 즐거움도 쾌하겠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플레이어로 뛰는 일보다 더 심장 쫄깃한 일이 또 있을까 싶어서다. 잼보드 · 멘티미터 · 비캔버스 · 뮤랄을 플레이어 용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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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교육 사례 연구 세미나


* 안내: https://brunch.co.kr/@hfeel/352 

* 등록:  http://bitly.kr/rMqPvIH65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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