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에집중하라] 뉴욕을 찾는 까닭

by 한봉규 PHILIP
조미진작가.일탐.뉴욕탐.jpg 사진: 조미진 작가. facebook.com/mijin1203


뉴욕은 여러모로 세계 중심이다. 항구 특수성을 살린 무역이 상업과 금융을 일으켰고, 예술과 패션까지 발전시켰다. 패션 기획자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는 뉴욕이 '영감(靈感)을 주는 곳'이라고 했다. 어떤 영감이냐? 물었더니 ‘복잡하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지루하지 않다’고 했다. 한 마디로 "좋다!"라는 것이다.


뉴욕이 예술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대공황과 2차 대전 후 제조업 몰락이 있었다. 1960년 대들어 공장이 하나 둘 폐쇄됐다. 하지만 공장을 주목하는 이가 있었다. 천장이 높고 통풍과 채광이 뛰어난 점, 철골 구조로 튼튼하기까지 한 점이 대형 조각 작업과 추상화 같은 실험적 예술을 하는 젊은 작가에게 적격이었다. 공장을 작업실로 쓰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공장을 개조해 아파트로 쓰는 건축형태를 '로프트(Loft)'라 한다. 소호(SOHO · South of Houston)가 탄생하게 된 결정적인 골격을 로프트가 제공한 셈이다.


소호를 중심으로 뉴욕은 다시 생기를 찾았다. 젊은 예술가 작가주의는 패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였고, 시장을 형성했다. 하지만 양상이 달랐다. 갤러리(gallery)가 등장한 것이다. 소호를 화랑 밀집 지역이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60년대 들어서는 개발 붐도 일었다. 소호 지역도 비껴가진 않았다. 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하다며 소호 지역을 철거하겠다는 도시 계획이 발표됐다. 하지만 이 계획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에 의해서 무산됐다.


그녀는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이란 책에서 무분별한 도시 계획을 폭력으로 규정했다. 폭력 위에 만든 도시는 죽은 도시이고, 죽은 도시에서는 인간이 살 수 없음을 강조 한 것이다.


이처럼 뉴욕을 만든 역사는 이권다툼으로 복잡했다. 하지만 저항하느라 태만할 틈이 없었다. 뉴욕을 살리기 위한 방법은 단순했다. 싹 쓸어 버리고 새로 시작하면 됐었다. 하지만 자기 삶이기에 싹 쓸어 버리는 일이 다 일수는 없었다.


이들이 선택한 문제해결 방법은 도전과 실험이었다. 나태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도시를 꾸몄다. 영감은 바로 이런 문제 인식을 표현한 것이었다. 문제의식을 실험정신 삼고, 새로운 해결에 집중하는 행동, 평균 8천만 명이 뉴욕을 찾는 까닭이다. 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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