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진 작가. 2019. facebook.com/mijin1203
스카이라인(Sky Line)은 건물이 하늘과 맞닿는 사람이 만든 선이다. 이 선으로 도시 성격을 가늠하기도 한다.
올림픽대로 김포 방향,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우측 강 건너 아파트가 드문드문 보인다. 동작대교 즈음부터는 아파트가 한강대교까지 빽빽하다. 높고 낮음은 있지만 강 가까이는 대부분 고층이다. 마치 키 큰 사람만 앞에 서서 단체사진을 찍는 듯하다. 하지만 사이사이 저층 건물은 까치발 서면 간신히 사진에는 나온다. 우리 사는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다.
여기 스카이라인은 여의도까지 이어진다. 한강의 기적을 뽐낸다는 스카이라인이 이래도 되는 걸까. 세계 유명 도시에는 유적이 스카이라인 중심이다. 특히 로마는 성 베드로 성당을 중심으로 양쪽 스카이라인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당시 로마 사람들은 커다란 내부 공간을 원했고, 성당 위용은 살려야 했다. 이런 사람들 염원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돔(dome)'을 생각해 냈다. 문제해결은 사람을 위한 일임을 일러준 사례다.
우리는 어떨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울 스카이라인은 동네마다 보이는 선 모양이 달랐다. 북한산·관악산·남산이 아름다운 선을 만들었다. 고개를 돌리면 지평선도 있었고, 동네는 얼굴 표정이 제각각인 것이 인정이 넘쳤다. 하지만 개발 붐이 일면서 무분별함이 서울 한강 변부터 집어삼켰다. 그 결과 스카이라인은 굴곡 없는 직선이 됐다. 사라지고 숨긴 것들도 많아졌다. 유현준 교수(홍익대·건축학)는 이를 ‘건축적 숙제’라고 규정했다. 요컨대 ‘건축은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시대정신은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람을 중심에 둔 문제 해결’을 말한다. 이는 시대를 막론하고 늘 화두였다. 하지만 탐욕은 역사도 도시도 안중에 없었다. 급기야 사람들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지자 도시는 허허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도시는 자신감을 잃는다.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이 축에 낀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작은 일부터 집중하기로 하고, 서울 중심 역사 흔적을 찾아 복원했다. 의식을 둔감하게 하는 건축물은 더는 설 수 없게 하는 쪽으로 의견도 모았다. 사람 기를 살리는 건축물을 짓는 일이 이롭다는 사실도 점점 깨닫기 시작했다. 얘기를 맘껏 하고 누리는 공간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일이 지금보다 더 고단하면 안 된다는 문제 인식도 한몫했다.
‘성 베드로 성당’을 지은 간절함이 우리에게도 있다. 분명 서울 도심 스카이라인은 바뀔 것이다. 불가능을 상징하던 ‘파란 장미’ 꽃 말이 ‘힘들고 외로운 일을 결국 해낸다'라는 뜻으로 현재 쓰는 것을 보면 사람이 중심인 도시에서는 풀지 못할 문제는 없어 보인다. 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