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에집중하라] 오르세 미술관·국회의사당

by 한봉규 PHILIP
일탐.오르세.jpg 조미진 작가. facebook.com/mijin1203


문제가 문제에 봉착했을 때, 딴짓을 해보라 하는 것은 단순히 노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뇌에 고인 물을 걷어내고 새 물로 채우는 일이다. 아인슈타인이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때 전전긍긍하기 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딴짓을 한 것은 바로 이 맥락이다. 해결에 집중하기 위한 딴짓 즉, 발상 전환은 문제를 푸는 제1 조건이다.


오르세 미술관은 처음에는 기차역이었다. 8칸짜리 화물 열차가 딱 맞춰 정차하던 그런 곳이었다. 기술이 빛의 속력으로 질주하면서 객차도 점점 늘어났다. 8칸짜리 플랫폼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었다. 급기야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플랫폼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일까.


<출처: socuripass.com>


산업혁명을 이끌고 새 시대 주역으로 떠 오른 시민들이 오르세 역을 미술관 삼고 싶어 했다. 뜨거운 열망이었다. 기술 문명으로 인해 풍요로운 것은 맞지만 사라지고 쓰러지는 것을 못 본 채 할 수 만도 없었다. 지키고 남겨야 할 것도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깨달음 속에 발상의 전환이 있었다.


문제 본질을 일깨워 해결에 집중한 사례도 있다. 베를린 국회의사당을 말함이다. 2차 대전 때 폭격 당한 베를린 국회의사당을 건축가 포스터가 재 탄생 시켰다. 우리 국회의사당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의미는 달랐다.


<좌: 베를린 국회의사당 돔, 겟어바웃 출처> <우: 국회의사당, 올댓아트 출처>


베를린 국회의사당은 돔을 유리창으로 설계했다. 돔 안에 램프를 두어 베를린 밤을 환하게 밝혔다. 전망대를 만들어 국민들이 의정 활동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역 파놉티콘(Panopticon, 일종의 원형감옥)을 실현 한 것이다. 권력을 어떻게 국민에게 돌려줄 것인가를 고민한 해결책이다.


베를린 국회의사당 유리 돔을 발상의 전환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실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상징한다.


하지만 우리 국회의사당은 이 같은 본질도 발상의 전환도 찾아볼 수 없다. 전망대는 고사하고 국회의사당 정면 출입문은 의원 전용이다. 국민은 국회의사당을 반바퀴 돌아 뒤편 '국민의 문'으로 들어간다. 국민을 위해 불 밝히겠다는 불빛은커녕 국회의사당 돔이 열리면 로버트 태권브이가 출동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뿐이다. 방청석은 숨죽여야만 참관이 가능하다.


두 국회의사당 외형은 비슷한 형태라지만 이처럼 다르게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은 본질의 방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반성과 통찰이 만든 돔이 상징하는 본질과 그 돔 외형을 따라 하기 급급한 상징은 국회의사당 출입문을 누가 더 자유롭게 드나드는지를 보면 안다. 본질이 추구하는 방향이 곧 해결 방향이고 집중하는 힘이다. 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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