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진 작가. 2019. facebook.com/mijin1203
산 중턱쯤 있어야 할 절이 도심 한복판에 있다. 그 건너건너에는 교회가 있다. 한 동네에서 이런 광경 흔치 않다.
먼저 절을 가봤다. 여느 절과 다른 점은 칠성당·산신당이 한 건물 안에 모두 있다는 점이다. 여느 절이라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법한데 비싼 땅값을 고려했는지 효과적인 공간 배치다. 그렇다고 미끈한 빌딩 건물이 아니다. 기와지붕에 단청까지 풍경까지 다 있다. 대웅전은 100여 명은 족히 앉을 수 있을 만큼 넓다. 한자리 차지하고 한참을 앉았다 나왔다. 마음이 산뜻해졌다.
실은 집 가까이에 있어 공원 산책길에 들러 기도를 올리곤 한다. 하지만 스님을 뵌 적은 없다. 묵언수행 중이실까. 스님은 어디 계실까.
교회는 또 다른 산책길에 있다. 문은 늘 닫혀 있지만 예배 때는 목사 님이 문 앞에 나와 성도를 맞이하신다. 새벽 예배 때 성도를 맞이하는 그 광경을 보면 따듯함에 끌린다.
어느 날 그 교회 내부가 궁금해 찾아갔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예배가 없는 날 교회에 온 이방인에겐 놀랄 일도 아니다. "아, 네 그냥~" "예배는 수요일에 ~ 처음 오셨으면 이리로~" 하는 통에 멋쩍은 변명하고 후다닥 나왔다. 내가 들어온 것을 어디선가 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촘촘한 보안 시스템이 놀라웠다. 이해는 했다. 하지만 예배 시간에만 신을 만날수 있는가 싶어 아쉬웠다.
어렸을 적 골목에서 공차다 담장을 넘긴 적이 제법 있다. 대문을 열어 둔 집에서 공 찾기는 식은 죽 먹기다. 하지만 대문이 닫힌 집 앞에서는 가위바위보를 한다. 욕 한 바가지 얻어먹고 공을 찾아올 순교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다.
대문이 열린 집 앞은 아이들 공차기로 시끌벅적하다. 집 주인도 '애들이 다 그렇지' 하며 여름에는 수돗가도 내주신다. 문이 닫힌 집 앞은 언제나 고요했다. 조용해서 집 주인은 살 만했는지 모르겠지만 '도둑 들었다'라는 소식을 들었다.
대문 열어둔 집 말고 닫힌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게 묘했지만 애들이 하루 종일 노는 터에 경찰 노릇까지 한 게 아닐까 싶다.
해결에 집중하는 일도 이와 같아서 아이디어가 흐르도록 대문은 열어 둬야 한다. 그래야 이것저것 들춰도 보고, 맛도 봐야 감각이 세련되지는 것이다. 숙고하는 시간을 주지 않고, 간섭하고 추궁하듯 따지는 해결책은 윗사람 입맛을 사로잡을 뿐이다. 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