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Hockney
인연은 잡는다고 잡히지도, 뿌리친다고 쉬 될 일 없이 오고 가곤 한다.
빛이 그러하다.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고 뽐낸다고 해서 빛이 되진 않는다.
그 사람이 그렇다. 어둠 안에 있겠지 하면 소리로 빛을 내고
빛이 나는가 싶어 바라보면 이내 조용하다.
삼삼한 봄의 밤에도 지평선을 녹인 여름 볕에도
그 사람은 하얀 빛으로 고요했다.
대수로울 일 없는 가을에는 부들부들한 눈물이었고
겨울에는 창에 내린 눈꽃이었다.
그런 그이에게 말을 걸면
흰 목 선 한 번 흐트러트리지도 않던 그 사람이
어쩐 일인지 젖은 분홍빛으로 나를 깨운다.
인연은 빛과 같은 거란다. 잘 있으니 걱정 마라는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