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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Dec 15. 2020

[온라인회의] 존재감은 드러내고, 고립감은 해소하고

온라인회의연구소 한봉규(PHILIP.HAN)



온라인회의는 반드시 '존재감'은 드러내고, '고립감'은 해소해야 한다. 이 두 가지는 회의 본질인 '결론 있는 회의' '토의하는 회의' '책임 있는 회의'와는 그 결이 분명 다르다. 한데 이 본질 못지않게 '존재감'과 '고립감'을 강조하는 까닭은 닿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재택근무 명암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회의를 대면 회의 다루듯 다뤄서는 안 될 까닭도 여기에 있다. 온라인회의를 얘기하면서 줄기차게 주장하는 바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온라인회의야말로 대면 회의 못된 버릇을 고칠 수 있는 마지막 찬스라고 말이다. 그 기회를 살리는 첫 번째 일이 바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부터이다.


줌· ZOOM을 앞세운 화상 회의는 원격 회의를 가능하게 한 공로가 있다. 한데 그게 전부다. 화상 토의는 3분을 넘기면 지루하고 딴청 피우는 일을 막을 수 없다. 채팅은 여러 말이 엉키곤 한다. 수다에 가깝다. 자칫 잘못하면 대면 회의 못된 상징 중 하나인 회의 독점자를 재 탄생시킬 수 있다. 이래서는 발전이 없다. 그럼 대안이 있느냐고 다그칠 텐데, 충분한 대안은 아닐 수 있어도 완벽한 대안을 탐색하기 위한 마중물로 쓸 수 있는 방안은 있다.


온라인 화이트보드 프로그램 뮤랄과 미로로 시작하는 온라인회의다. 결국 도구 아닌가라고 핀잔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얘길 꺼내는 바는 아직까지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점도 있다. 두 도구를 쓴다는 것은 단순히 도구가 주는 편익을 얻는 것만은 아니다. 두 도구를 요령껏 쓰느냐에 따라 앞서 언급한 존재감은 드러내고 고립감은 걷어냄으로써 온라인 시대 생산성과 조직 개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확신이 있다.



온라인 화이트보드 프로그램을 쓴다는 것은 기능을 가치 있게 쓰는 일이다. 탐색 기능은 단순히 눈길을 끄는 이미지를 찾는 일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회의 참석자 존재감을 드러내는 ‘자기’ 찾는 일로 바꾸면 탐색 행위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온라인회의 참석자에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회의 개시를 선언하고 주제를 알리고 의견을 구하려는 방식은 분명 회의 형식과 절차에는 벗어나지 않는다. 한데 한 가지 놓친 점이 있다.


온라인회의 참석자 입장이 되어 보자. 이들 대부분은 혼자 일처리를 하고 있다. 간혹 동료 도움을 받지만 랜선이다. 대면이 주는 활기가 오래 지속하지 않는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


혼자 업무 처리를 하고 온라인회의에 참석하는 일은 마치 캄캄한 영화관에 들어섰을 때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상태와도 같다. 그 짧은 어둠 속에서 작은 공포를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한데 누군가 내 손을 잡았을 때 전해오는 온기에 안심을 한다. 온라인회의에 접속하는 일은 바로 이 상황을 마련해야 한다. 해서 참석자 손을 잡아줘야 할 의무와 책임이 온라인회의 마스터에게 있다.


온라인회의에서 이 시간은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름을 부르고 인사를 먼저 하는 행동만으로도 참석자는 안심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작에 불과하다. 회의 개시를 한 회의 마스터는 참석자 존재감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이 일이 온라인회의 온보딩 Onboarding이다.



온보딩 핵심 활동은 자기 자아를 온라인으로 구현하는 일이다. 요컨대 자기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아바타를 탐색하도록 독려한다. 이때 아바타는 반드시 GIF 파일이어야 한다. 그 까닭은 정적 이미지는 환기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에 GIF 파일은 자신을 대신해서 움직이고 활동한다. 관심 대상이기도 하고 웃음도 자아낸다. 동료 간 대화 물꼬를 트는 데 이만한 일은 아직 없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역시 뮤랄과 미로가 단연 앞 서 있다.


아바타는 의외성을 늘 갖고 있다. 해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질문하는 과정은 동료에게 손을 내미는 일이고, 답변은 내민 손을 정답게 잡는 일이다. 이 모습을 떠 올려보면 적어도 질문자와 답변자 두 사람만큼은 동료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것이다. 이 느낌이 곧 존재감이다. 이 느낌을 유지한 채로 토론하고, 투표에 참여하도록 촉진하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온라인회의 마스터 일이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은 사실 연결되어 있다. 혼자가 아니로구나하는 느낌을 확신하는 것이다.



고립감을 해소하는 방안은 온라인회의 마지막 Retrospective 즉, 회고와 성찰 부분에서 이룬다. 온라인회의가 끝나면 참석자 개개인은 또 다시 혼자로 돌아간다. 온라인회의 중 발휘한 존재감으로 한동안 연결되어 있다는 여운이 활력소로 작용 중이겠지만, 혼자라는 물리적 환경을 자각하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 때 혼자라는 생각이 강하면 잠자고 있는 고립감을 깨우는 것과 같다. 이 고립에 빠지지 않는 여러 방편 중 하나는 온라인회의 마지막은 반드시 회고와 성찰 시간을 갖고 자신이 온라인회의에 참석해 대화와 토론 투표한 행위에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이 일을 회의 마스터는 빼 먹어서는 안된다. 해서 이 회고와 성찰은 회의 시간에 계산해 둬야 한다.


회고와 성찰 질문은 단순히 온라인회의를 결론 있는 회의 수준으로만 남기지 않는다. 결론이 자신과 관련 있도록 돕는다. 이는 자신이 스스로 발견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온라인회의를 통해서 나는 어떤 면에서 진보했는가를 묻는 이 질문은 고립감에 빠지지 않도록 마치 마법 결계를 치는 것과 같다. 또한 이에 대한 답변이 헛헛하다 할지라도 회의를 마친 후 자기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곱씹는다.


왜 그렇게 되느냐고, 자신을 올바르게 세우고 쓸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일인데 이를 소홀히 대할 참석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해서 하는 말인데 우선 자기 스스로를 방치하지 말았으면 싶다. 지시와 지침으로 설사 내 자신이 움직인다 싶어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가치를 찾는 생각과 대화는 꾸준해야 한다. 적어도 자신이 인간이라고 자부한다면 말이다. 또한 온라인 시대 부응하는 조직 관리를 하고자 한다면 온라인회의를 검으로 여기지 말고 빛을 모으는 기회로 삼을 것을 청하고 싶다. 2219.



20201215(화) 11:32



#온라인회의 #온라인협업 #온라인퍼실리테이션 #뮤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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