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 18일 ·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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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컬렉션, STORY
하마터면 화를 낼 뻔 했다. 말귀도 알아 듣지 못한다며 다그치고 성 낼 뻔 했다. 입천장까지 솟아 올라온 욕지거리를 간신히 도로 삼켰다.
이 모습 아무도 알아채지 못 했겠지라는 내 생각은 오산이었다. '잘 참으셨다. 최선을 다했기에 웃으며 마무리 할 수 있었다'라고 있는 듯 없는 듯 했던 한 분이 나를 위로한다. 이 한 마디가 나를 깨웠다.
제 정신이 들고서야 알았다. 상대 입장이 되어 본다라는 것은 공부로 익힐 수 있는 언어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내 마음은 비우고 상대 마음만 온전히 찻잔에 담아야 한다. 내 마음 위로 상대 마음을 붓고는 역지사지 해 보라는 말은 상대에게 네가 내 입장을 역지사지 하라는 말이었다.
내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는 일도 어렵고 내키지도 않을 때도 있는데 이 일을 모른체로 역지사지! 역지사지! 해보라며 다그치는 것은 흰 눈 가득한 숲 속에서 빨간 산딸기를 찾아 오라는 동화 같은 얘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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