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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컬렉션. 기다림.
거대한 도시 검은 한 점으로 나를 자각한 후 맞이한 도시는 역시 외로웠다. 한 자리를 찾아 앉았을 때도 잠깐 빌려 쓰는 느낌도 들었다. 한데 이상한 일이다. 도시는 내 마음 아랑곳 없이 곳곳에서 봄 맞이 중이었다. 어깨를 툭툭 치더니만 호통을 내린다. 네게 찾아가는 봄을 그렇게 앉아 맞이할테냐고 말이다. 아직 이른 봄일는지 모르지만 기다려 보란다. 네 점에도 노란 봄 꽃이 너도 모르게 필 것이라고 말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만하면 이 도시도 제법 내게 도리를 다 한 것 같았다. 고마운 마음이 들어 양 팔을 벌려 힘껏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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