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1937 ~ , 영국)
yocc.co.uk
10월 컬렉션. 데이비드 호크니. Woldgate Series
여느 때처럼 Woldgate 길에 들어선 호크니, 단풍은 온데간데없고 앙상한 가지가 볕을 쬐고 있었다. 이런 물건이 언제부터 여기 있었는가 싶게 손발 모두가 잘려나간 그루터기를 본 호크니는 무엇에 홀렸는지 재빠르게 스케치를 했다.
볼드게이트 사방팔방 모든 것을 다 보고 듣고 그리며 행복했던 기억은 이 그루터기 앞에서만큼은 내 손발이 잘린 듯 통증을 느꼈다. 이 숲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설마 프로크루스테스가 환생하여 육중한 저 나무를 침대에 눕혀 사단을 낸 것인가.
호크니는 생각에 잠겼고 걸음은 한 발도 더 나가지 못했다. 볼드게이트 길을 따라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공사를 하는 중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안 호크니는 공사장 인부와 감독자를 자신의 화실로 불렀다. Woldgate 길과 숲 곳곳을 그린 그림을 보이며 호크니는 그들에게 호소를 했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여러분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는 곳을 가꾸고 살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공사장 감독자와 인부는 호크니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공사를 중단할 수 없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는 다짐을 호크니는 들었다. 호크니가 유일하게 사회활동에 참여한 행적이라는 평가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내 주변에도 이와 같은 일이 종종 있다. 안타까움 반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마음 반으로 있다가 이내 잊고 살았다. 한데 호크니가 이 totem 시리즈를 남길 때 마음이 풍경 소리를 낸다.
재건축 승인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도 이 소리를 들었을 것이고, 황금 빛 은행나무도 붉은 단풍이 제대로 든 가로수 모두도 듣고 있을 것이다. 나무를 위로하고 와야겠다.
시월 한 달 H갤러리 글을 성원해주신 독자 분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석 달 전부터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내세울 만한 까닭이 있지는 않지만 호크니 작품에 시선이 계속 머물고 있을 뿐입니다. 틈틈이 포스팅하는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을 함께 즐겨 주신다면 그 일이 제게 만족스럽고 행복한 일입니다. 11월 좋은 일 가득하시고 건강 유의하십시오.
▷ [H 갤러리] 9월 https://blog.naver.com/hfeel/222522463684
▷ [H 갤러리] 8월 https://blog.naver.com/hfeel/222490475522
▷ [H 갤러리] 7월 https://blog.naver.com/hfeel/222452581328
▷ [H 갤러리] 6월 https://blog.naver.com/hfeel/222415496838
▷ [H 갤러리] 5월 https://blog.naver.com/hfeel/222376909960
▷ [H 갤러리] 4월 https://blog.naver.com/hfeel/222328920109
▷ [H 갤러리] 3월 https://m.blog.naver.com/hfeel/222294241536
IBP · 전략컨설팅[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