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1937 ~ , 영국)
11월 마지막 날 오후였습니다. 바람이 하도 성질내길래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하고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이내 고개를 끄덕 끄덕였습니다. 성질낼 만했다 싶었거든요. 곧 12월이고 밤도 길어져 추운 날이 연일 계속 일 텐데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대롱대롱 춤을 추고 있는 나뭇잎을 보다 못한 바람이 마치 땡강 부리는 어린 동생 나무라듯 소리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거들 일은 아니지만 나무 곁으로 가 한 마디 보탰습니다. 그간 애 많이 썼다. 네 마지막 춤 사위 잊지 않으마 그러니 이제 그만 바람 따라 가려무나 말했지만 허사였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오래전 이별 통지를 받은 내 모습과도 같았는지 더는 재촉할 수 없었습니다.
그 길로 제 자리로 돌아왔고 밤도 깊은 지금까지도 바람은 마지막 나뭇잎 하나라도 더 데리고 갈려는 지 요란을 떱니다. 아마 12월 첫 아침에는 이 야단법석을 끝낸 둘 중 하나는 하얀 입김을 뿜으며 숨 고르기를 할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겨울입니다.
David Hockney 그림과 가을을 함께 했고, 겨울도 호크니 작품을 군고구마 삼아 지낼 듯도 싶습니다. 호크니도 Woldgate 겨울을 이처럼 보내지 않았을까 상상하니 킥킥 웃음이 절로 납니다. 볼드게이트 시리즈 중 12월 작품이 상대적으로 적은 까닭이 고구마 구워 먹는 재미에 푹 빠져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탓이겠지 했더니만 혹시 정말 그런 것 아닌가 싶지 뭡니까.
11월 동안 H갤러리를 성원해주시고 아껴 주신 작가 님께 감사 드립니다. 성탄의 축복이 가득한 12월 지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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