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즐거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벨기에, 브뤼헤

by 여행작가 Q

아기자기한 귀여운 마을 브뤼헤 여행


브뤼셀에서 2박 3일 여행을 하는 동안 하루 당일치기로 브뤼헤라는 도시에 다녀왔다. 일찌감치 계획해 둔 여행이라 벨기에에 도착한 날 바로 중앙역에서 왕복 티켓을 구매해두었다. 브뤼헤는 시내 중앙에 작은 수로가 흐르고 그 위를 작은 다리들이 연결하는 아름다운 도시다. 독특한 모양의 지붕을 한 건물들이 아담하게 붙어있고, 사이사이 골목길 가게에서 초콜릿을 팔고, 물가 위 앙증맞은 다리 위에서 소소하게 버스킹을 하는 그런 마을이었다. 우리처럼 많은 여행객들이 다들 이 풍경을 마음에 담기 위해 온 것 같았다. 이 도시는 두 발 자전거를 타고 둘러볼 수도 있고 마차를 타고 둘러볼 수도 있는데, 우리는 두 발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느껴보기로 했다.


브뤼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건물의 지붕이었다. 그 날 일기장에도 지붕을 그려두었을 만큼 내겐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옆면으로 열 계단씩 올라 이어지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열 계단이 그려지는 뾰족한 계단이었다. 어렸을 때 집을 그리면 뾰족한 삼각형 지붕이나 평행한 지붕을 한 그림이 익숙했던 내게 새로운 지붕 모양을 알려주었다. 또한, 버스킹 모습이 아름다웠다. 에메랄드색 바탕에 노란색 해바라기가 무늬로 그려져 있는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기타를 치고 있고, 바로 옆에서 수염을 기른 남자가 모자를 쓰고 흰 카우보이 모자를 쓴 채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화음을 넣어주고 있던 모습. 그들이 마주 보고 웃으며 연주하고 있는 모습이 내 카메라 프레임에 잡혀서 내내 그 모습을 추억할 수 있어서 좋다. 지나가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안경 낀 청년의 독주도 들었다. 익숙한 감자튀김 트럭이 보이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사서 벤치에 앉아 먹었고, 초콜릿 한 세트를 구입했는데 세상에서 맛보지 못한 씁쓸하고 짭짤한 초콜릿을 걸어 다니며 먹었다.


브뤼헤는 풍경이 독특하고 아름답고 정겨워서 즐거운 인상을 주었다. 조화롭게 모여있는 특색 있는 귀여운 지붕 건물도, 가볍게 달리는 여러 마차도, 조용하게 흐르는 작은 냇물 위 보트도, 다리 위에 피어있는 보라색 꽃도 서정적인 풍경을 선사했다. 먹을 것도 많고 볼거리도 많은 브뤼헤. 한나절의 시간을 들여 이곳을 여행한 보람이 있었다. 소소한 즐거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브뤼헤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우리가 갔던 날은 하늘이 맑지 않는 흐린 날씨였지만, 있는 그대로 이곳의 풍경에 집중할 수 있었다. 벨기에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어 좋았다. 잠시 도시를 떠나 여행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SAM_0981.JPG 벨기에 브뤼헤, 뾰족뾰족한 지붕과 말이 끄는 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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