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궁금한 게 더 많아진 도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by 여행작가 Q

꽃과 치즈, 트램과 자전거의 도시 암스테르담


브뤼셀에서 버스를 타고 3시간 30분을 달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처음 만난 암스테르담은 깜짝 놀랄 만큼 차가운 공기로 우리를 맞이했다. 불과 일주일 전 프랑스 파리에서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다닐 정도로 한여름의 날씨를 느낀 것과 정반대의 날씨였다. 벨기에 둘째 날부터 셔츠를 걸쳐야 하더니 급기야 암스테르담에선 가장 두꺼운 외투까지 입어야 하는 날씨가 펼쳐졌다. 비까지 조금 흩날렸지만 다행히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었다. 깜짝 추위에 놀랐지만 숙소에 체크인하고 나올 때 옷을 덧입고 최대한 따뜻하게 준비해서 여행에 나섰다.


네덜란드는 어렸을 때 책 <먼 나라 이웃나라> 네덜란드 편을 읽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론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 감독의 나라로 친숙하게 느꼈던 것 같다. 영국에서 도버해협을 건너 프랑스에 도착한 후 유럽 대륙 위쪽으로 여행하게 된 배경에는, 어렸을 때 가보고 싶었던 나라가 무의식 중에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암스테르담 중심가에 도착해서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트램과 자전거와 운하를 만났다.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가 곧바로 눈앞에 펼쳐지니 조금 신기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며 느리게 달리는 트램, 운하 위 정박해있거나 다니고 있는 작은 배, 그리고 수많은 자전거 탄 사람들. 흰 피부에 금발머리를 한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우리 옆을 쌩 지나간다. 자전거를 탄 암스테르담 사람들과 함께 횡단보도를 기다린다. 내가 서 있는 운하 건너편 건물들은 폭이 아주 좁은 낮은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특히 건물은 아래로 긴 직사각형 창문 세 개가 폭이 좁게 서로 딱 붙어있다.


우리는 암스테르담에 도착해서 꽃시장에 가보았다. 화분에 담긴 형형색색 꽃이 손님을 맞이하고 천장에는 말린 꽃이 두 손에 쥐기 좋은 묶음으로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모습이 꽃 세상이었다. 꽤 큰 꽃집이라 둘러보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다양한 꽃이 내뿜는 기분 좋은 향기에 즐거웠던 곳이다. 이 곳에는 나는 꽃을 참 좋아하는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는 여기에서 꽃향기를 맡으며 마음에 드는 꽃씨를 사느라 즐겁게 분주할 것 같다. 한편, 그곳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있는 다양한 치즈 파는 곳에 이끌리듯 들어가 보았다. 노란색 치즈, 흰색 치즈, 초록색 치즈 등 여러 치즈가 사람들의 식탁으로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전에 자기들을 소개하는 시식대에 너그럽게 놓여 있었다. 하나씩 맛을 보는데 새로운 치즈 맛에 깜짝 놀랐다. 여기에선 치즈를 좋아하는 동생과 아빠 생각이 났다.


가고 싶었던 안네 프랑크의 집에선 너무나 긴 줄을 보며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반 고흐 미술관에서 좋아하는 <해바라기> 그림엽서를 사고 I AMSTERDAM이라는 재치 있는 문구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남겼다. 암스테르담은 다른 도시보다 짧게 둘러보았지만, 생각해보면 다시 방문할 요소들이 많이 남은 도시다. 어렸을 때 읽었던 세계명작을 떠올리며 안네 프랑크의 집에 가서 그녀의 시간을 숙연하게 떠올려 봐야 하고, 그동안 책을 통해 더 많은 관심이 생긴 반 고흐 미술관에 가서 그의 그림들을 원 없이 바라보고 느끼고 싶다. 꽃 시장에서 예쁜 꽃씨를 사 와서 집에 와 심어보고 싶고, 자전거를 빌려 타고 도심을 조금 달려보거나 운하를 타보고 싶기도 하다. 다음에 방문했을 땐 파란 하늘 아래 이 곳을 구경하고 싶다. 잠깐 맛보았지만 더 궁금한 게 많아진 도시다. 네덜란드 중앙역에서 바닥에 앉아 여러 배낭여행객과 함께 야간 쿠셋을 기다리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SAM_1033.jpg 2015,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에서
SAM_1024.jpg 2015,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치즈 가게에서


이전 04화소소한 즐거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