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유럽이라 가능한 신기한 당일치기 여행
독일 뮌헨에서 하루 날을 잡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여행을 다녀왔다. 국경을 넘나드는 당일치기 여행이 이토록 자연스럽다는 사실에 유럽 대륙을 여행하고 있다는 걸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모차르트가 태어난 도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여행하고 싶단 생각을 한 후 유럽 지도를 펼쳤을 때, 신기하게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가는 것보다 독일 뮌헨에서 가는 게 훨씬 가깝고 좋았다. 그렇게 독일에서 바이에른 티켓을 끊어 기차로 2시간 걸리는 이 곳에 하루 여행으로 다녀왔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잘츠부르크로 가는 기차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끌벅적한 기차 분위기가 마치 소풍 가는 날인 것 같았다. 날씨도 어찌나 좋던지, 선명한 하늘색 색연필로 하늘을 그리고 흰색으로 구름을 그리고 연두색으로 들판을 그린 풍경이 펼쳐졌다. 우리는 창밖을 보며 정경을 감상하거나 곧 도착할 잘츠부르크 여행에 대해 잠깐씩 이야기를 나누었고, 우리 주변 유럽 사람들은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잠을 자거나 스마트폰 하는 사람이 없어 신기했다고 그 날 일기장에 적어두었다.
정오쯤에 도착한 잘츠부르크는 따사롭다 못해 아주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뜨거운 햇살 아래 다니기가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모든 사진이 살아 있는 듯 생생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커다란 나무는 더욱 생기를 띄었고, 누군가의 비밀 정원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아주 정성 들여 가꿔놓은 미라벨 정원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형형색색 자물쇠를 걸어둔 미카르트 다리를 총총걸음으로 걸으며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길 같이 바랐다. 그러고 당연하게 모차르트 생가를 비롯해 선율이 흐르는 것 같은 예쁜 게트라이데 거리를 걸으며 구경했다. 친구는 달걀 껍데기 위에 예쁘게 천사 모양 수를 놓은 공예품을 선물로 샀고 나는 그곳에 전시된 수십 가지 장식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음악의 도시답게 곳곳에서 클래식 버스킹이 연주되고 있었다. 바이올린, 첼로, 아코디언 등 걷다가 우연히 악기 연주를 만나면 반가웠다. 구시가지 곳곳을 걸어 다니다 이 마을을 한 아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언덕 위 호안 잘츠부르크 성에 올라가 보았고, 비싼 입장료에 들어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곧장 전망대를 찾아갔다. 들어가 보지 못한다면 멀리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자.
한눈에 보이는 잘츠부르크 건물의 청회색 지붕과 언덕 위 호안 잘츠부르크가 한 프레임에 담겼다. 직접 눈으로 보고 있지만 구도가 아주 안정감이 있고 멋져서 미술관에서 보는 예술가의 그림 같았다. 산과 언덕, 강, 성과 광장, 탑과 낮은 집들이 조화롭게 모여있어서 보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실제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왔던 장면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여행 다녀온 후에 영상으로 봐도 감동이 재현되었다. 모차르트 광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고 오후에 놓친 상점을 다시 둘러보고 나서 왔던 길을 되돌아 역으로 향했다. 야경까지 다 보고 뮌헨으로 돌아갔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조금 이른 저녁 기차 시간에 맞춰 안전하게 뮌헨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잘츠부르크는 우리에게 뜻밖의 선물을 주었다. 돌아오는 뮌헨행 기차가 무려 50분을 연착한 것! 평소 같으면 긴 연착에 발을 동동 굴렀을 테지만, 이 날은 이 곳의 풍경과 음악에 마음이 많이 이완되어 웃으면서 기다렸다. 예상치 못하게 늦게 기차가 잘츠부르크를 떠나는 바람에 기차에서 그 멋진 일몰을 보게 되었다. 달리는 기차 유리창 밖으로 붉은 해가 들판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원 없이 바라보며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그렇게 잘츠부르크는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안녕하게 되었다.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여행
잘츠부르크를 다녀온 후 일기장에 적은 한 줄 인상은 '모차르트의 도시'였다.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곳 전체가 모차르트의 존재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모차르트의 생가인 노란색 건물은 사람들로 붐볐고, 모차르트 광장이라는 명소가 있었으며, 모차르트 입간판이 있었고 모차르트 얼굴이 그려져 있는 포장지의 초콜릿이 아주 많았다. 모차르트를 그려 넣은 상품에도 진품과 가품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그 종류가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안 된다.
내가 아는 모차르트는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 속 인물, 조금 더 커서는 음악시간에 배운 음악가, 피아노를 배울 때 조금 연주해보았던 곡의 작곡가였다. 성인이 된 이후로 모차르트의 음악을 찾아 듣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 여행 이후에는 조금씩 클래식과도 친해져 보려고 나름의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한 인물이 한 작은 도시의 상징이 되었을 때 전해지는 인상을 처음 받아보았다. 특히 음악가의 도시는 흔치 않은 것 같아 흥미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거리를 걸었다. 어디선가 모차르트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