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자연이 가까운 곳에 함께

스위스, 루체른

by 여행작가 Q

천천히, 부지런하게 둘러보았던 루체른 여행


뮌헨에서 독일 버스를 타고 취리히에 도착한 후, 그곳에서 스위스 기차를 타고 루체른에 도착했다. 버스로 10분 정도 걸리는 숙소까지 지도 보고 걸어서 가기로 했다. 또 하나의 새로운 나라와 그 도시를 마주하는 순간의 설렘을 느끼며, 체크인을 한 후 역시나 짐만 두고 바로 루체른을 여행하러 나왔다. 표정에서 감정이 느껴지는 빈사의 사자상을 보고 호프 교회를 둘러본 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카펠교로 향했다. 나무로 만든 카펠교는 물과 가깝게 있어 더욱 조화로운 풍경이었다. 나무로 만들었지만 견고했고 위에 지붕이 있어 아늑했다. 난간에는 진한 분홍색의 꽃 화분이 줄지어 이어져 있었다. 우리는 카펠교를 건너 반대편 마을까지 천천히 거닐며 구경해보았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루체른의 평화로운 야경을 한없이 바라보고 마음에 담았다. 여유로운 첫째 날이었다.


다음날은 알프스 산맥 중 하나인 리기산에 올라가 보았다. 스위스 국기가 걸려있는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 호수를 가로질러 리기산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새로운 루체른의 정경이 한눈에 보였다. 호수 위 바람을 맞으며 야트막한 언덕 아래 모여있는 집과 별장을 바라보았다. 물은 초록색과 에메랄드 빛 그 중간을 띄었다. 도착한 후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산으로 올라갔다. 산악열차 마지막 역에 내려선 조금 걸어 올라 가장 높은 전망대 같은 곳으로 향했다. 산과 강이 한눈에 보이는 풍경에서 나는 특유의 물 색깔로 이 곳의 특징을 알아보았다. 여기가 스위스로구나. 초록색 산과 청록색 물 색깔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이 곳의 자연에 맑은 공기를 있는 힘껏 들이마셨다. 내 몸 가득히 깨끗한 공기가 채워졌다.


내려오는 길엔 산악열차를 타고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왔다. 이번엔 케이블카 타고 유람선 선착장까지 간다. 가파른 길을 내려오는 케이블카에 가속도가 붙은 것 같았다. 꽤나 빠르게 내려오는 케이블카에 탑승한 사람들 모두 놀이공원 롤러코스터 탄 것처럼 즐거운 비명을 질르며 내려왔다. 그 와중에도 시선은 언제나 바깥 자연 풍경을 향해있었다. 그리고 다시 유람선을 타고, 왔던 곳을 되돌아 루체른 중앙역으로 왔다. 유람선에서 아까 봤던 같은 풍경인데도 지루하지 않았다. 리기산 투어에 하루 정도 소요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 우리. 시계를 보니 밤에 카펠교 야경을 보기 전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결국 루체른 역 근처 마트에 들른 후 간단하게 숙소에서 요리해 먹고 곧장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런 우리를 보고 같은 방에 머물렀던 한국인 여행객이 어쩜 그렇게 체력이 넘치시냐고 놀라움의 눈길을 보냈다.


우리는 어디로 갔을까?


우리는, 다름 아닌 루체른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보기로 했다. 조금 둘러본 후 같은 버스 타고 돌아오면 되지 않겠느냐며 곧장 숙소 근처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우리가 선택한 1번 버스의 종점은 조용한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가로수가 정갈하게 뻗어있고 주택 집이 모여있는 깨끗한 마을이었다. 교차로 중앙에 형형색색으로 예쁘게 모여있는 꽃 정원을 보고 거리를 조금 거닐었다. 여기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 잠시나마 놀러 왔다는 게 재미있었다. 지나가다 동네 사람들을 만났으면 싱긋 웃으며 말을 걸어보았을 텐데. 이들은 오늘 하루 저녁 요리를 하고 있겠지? 가족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을까? 조금 거닐어본 후 우리가 타고 왔던 버스의 첫 승객으로 다시 타서 카펠교로 돌아왔다. 어제 봤던 카펠교였지만 둘째 날 봐도 한결같이 아름다웠다. 물이 맑고 투명해서 이 곳 루체른의 모든 불빛이 물 안에 담겼다. 이 곳 호수엔 낮이나 밤이나 백조와 오리가 도도하게 헤엄치고 거닐고 있었다. 우리를 한결같이 맞아주는 루체른 주인. 그들을 바라봐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여행객인 우리가 자연이 사는 마을에 잠시 놀러 온 기분, 이곳은 루체른이었다.


SAM_1222.JPG 스위스 루체른, 리기산에서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는 길
SAM_1239.JPG 스위스 루체른, 강물에 은은하게 비치는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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