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하나 없는 백구

by 조희길

퇴근길, 눈이 번쩍 뜨인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앞다리 하나 없는 백구

내가 잘못 봤나? 어떻게 저리도 기분 좋은 표정일까?

균형을 어찌 저리도 완벽하게 잡고 걸을 수 있을까?

줄 잡은 주인 청년은 핸드폰에 집중하는데

백구는 흘깃흘깃 주인 올려다보면서 즐겁게 횡단보도를 건넌다


나도 여러종의 강아지 이십년은 족히 키워봐서 잘 알지

다리 하나 없는 저 녀석, 많이 불편할 저 녀석

그러나 백구는 진정 행복해 보이네


어느 화보에서처럼 백구 뒤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수녀님

앞에 가는 백구 안보이나요?

다리 하나 없는 백구 좀 봐주세요!

저렇게 즐겁게 걸어가고 있는 저 녀석, 기특하다 머리 좀

쓰다듬어주면 안될까요?

나보다 훨씬 건강한 백구

운전 멈추고, 차에서 내려 아는 척 좀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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