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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Jul 31. 2024

배고팠던 유년이 그립다

그 지난했던 유년의 햇살

산골짜기 집집마다 떠돌던 허기진 영혼들

터덜터덜 기운 없이 걸었던 칠월의 뙤약볕

외로움은 사치야외로울 틈 없이 허기가 먼저 찾아왔지

미래도 희망도 낯설고 그저 빨리 감자를 삶아야겠다

밭에 자라는 저 푸른 상추는 배를 채울 수 없을거야

깊은 산속에 숨어 있을 이북에서 넘어온 간첩도 이런 생각일까?

(어린 마음에 깊은 산속에는 간첩이 숨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굶주린 그들은 망개와 개복숭아를 바지에 쓱쓱 문지르고

미친 듯이 먹겠지 빈속에 배가 뒤틀리고 신물이 올라오겠지

배 아픈 게 대수냐그래도 배 채우는 게 바쁜데...

     

숱한 세월이 흘렀는데도 똑같은 상황

똑 같은 생각은 지워지질 않아

이게 뭘까?

도대체 이 환영 같은 상상은 무엇을 의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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