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죽음의 방 위로 귀또리 기어올라
가을을 알리는 청신호
복주산 계곡의 속살 보이는 물과 모래알갱이
반짝이는 맑은 빗살무늬
속세와 단절된 이 땅에 엽상색소의 전환이 시작되는
청정한 공기
버릴 것 죄다 버리고 비운 것 몽땅 비워낸
욕심없는 가슴에
그대 한 장의 서신이 날아들길 기다린다
빛나는 글줄이 아니어도 좋다
굳이 사랑한다는 표현이 없어도 좋다
다만 일상의 얘기에 사람 사는 이야기들만
잔잔하게 들려주면 좋을일
아무 말 없이 마침표 하나만 찍더라도
그대와 나 ,나와 그대 사이
조용한 음악 소리 들리면
우리 사랑 전부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