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의 가격인상 역사 중 전례 없이
가장 큰 가격인상이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모든 가격 이상 역사에서
그 만큼 크게 인상된 적이 없었을 것입니다.
1998년 IMF 사태가 발생 하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 이전에는 아이스바 소비자가가 200원에서 250원을 거쳐
300원으로 인상되는데 10년 가까이 걸렸는데,
300원에서 500원으로 갈 때는 350원은 커녕
400원도 거치지 않고 바로 인상된 것이지요..
IMF사태가 발생하면서 가격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환율에 따른 원가의 상승 압박 요인이었습니다.
달라 당 800원~900원 하던 환율이 IMF 초기에는 2,000원 가까이 올랐다가
1,350원 수준에서 머물게 되었지요.
그런데 원화 가치가 다시 더 떨어질 수 있는
환경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원가 simulation을 할 때 환율이 1,300원 대를 유지한다면
아이스바 소비자가를 400원 정도로만 인상시켜도
원가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의 가격 인상은 회사 내부적으로는
영업의 반대 요소도 없고, 오히려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고 생각들이 조성되어 가는 분위기 였습니다.
그런데 만일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서
환율이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1,600원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400원으로 인상 시에는
정말 대책 없는 원가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자금 사정도 안 좋았던 빙그레의 경영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IMF가 선언된 시점에 빙그레는 한화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부도의 위기를 넘겼으며,
직원들은 상여금을 경영 정상화가 되면 받기로 하고
유보를 결정 하였습니다..
다시 가격 인상 애기로 돌아가서,
일단 400원으로 인상하고 상황을 봐서 500원으로 올릴지
결정하는 판단을 해야 했을까요?
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탄력을 고려할 때,
가격 인상을 결단하는 것은 그렇게 용이치 않습니다.
400원으로 올린다고 해도
시장이 전체가 400원 아이스바 제품으로 형성되고,
가격 인상 충격으로부터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요.
그런데 환율이 더 떨어져서 바로 500원으로 올린다?
거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먼저 400원 제품들과 500원 제품들이 혼재 되어
아이스크림 시장이 혼란스럽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500원 시장으로 모두
전환하기에는 시간도 얼마나 걸릴 지 모르구요.
분명한 것은 가격인상이 500원으로 바로 갈때보다는
엄청나게 더디게 진행 될 것이라는 것이지요.
또한 그 사이에 회사의 수익성이
얼마나 빨리 악화될 지는 예측하기도 어려울 것이고요..
결국 ‘어어’ 하다 400원대 가격에서 머무르며 사업은 더욱 악화 되고,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안 좋았던 빙그레가 가장 먼저
도산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한편, 결과적으로 보면 아마도 시장에서는 번개 같이 500원으로
형성되고 대리점들은 수익을 엄청 챙겨서 아마도 아이스크림 시장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형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만일 마케팅 담당자로서 내부의 생각대로 무리없이 일을 진행 했다면,
무책임하지만 일단 400원으로 올리고 다음 결정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회사가 망했던지,
아니면 시장의 모양은 아마도 대리점의 대형화로 흘러 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유통에서의 영향력을
어떤 형태로든 키우는 계기가 되었겠지요.
그런데 결정은 전략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케팅 전략가로서 소비자의 mind를 읽고
대처해야 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슬픔이나 나쁜 일은 아무리 크더라도 한 번에 겪는 것이,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것보다 덜 힘들고,
빨리 그것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습니다.
반면 좋은 일은 작더라도 계속 발생되면
그 기쁨이 오래가고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주게 되지요.
가격 인상도 소비자에게는 나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같은 폭의 가격인상을 연 이어서 두 번에 하게 되면
가격 탄력은 처음 보다는 두 번째 더욱 커지게 되고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게 되며
심지어는 회복하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 인상을 검토 할 때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하고
한 번에 가격 인상을 진행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론은 아이스바류 300원에서 500원 인상.
유래 없는 가격 인상에 사장님은 sign을 거부하기도 하였지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과
그렇게 안 했을 때 발생 하는 더 큰 문제를 말씀 드리고 결재를 받았습니다.
아직도 눈에 선한 것은
결재 할 때 사장님 손이 떨리던 것입니다.
손을 떨면서 결재하는 일을 본 것은 그 때가 유일할 정도로
그 만큼 회사 내에서도 리스크가 큰 일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가격 인상을 한 이후 평소에 있지 않았던 일이 생긴 것입니다.
가격 인상을 하면 당연히 공정위에서 관여는 하지만
그 관여하는 방법이 이게 맞나? 할 정도로 막무가내 였던 것입니다.
가격인상을 막을 명분이 없으니 막무가내 명령을 내린 것이었지요.
“메로나만 400원”!!!
왜 메로나만 ?
국민이 가장 애용하는 아이스바가 메로나이기 때문에
이것 만은 400원으로 하라는 것인데
메로나가 과연 전체 아이스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었을까요?
아마도 심사관이 잘 먹는 아이스바가 메로나 여서는 아니었을까요?
이는 공무원들이 일은 면밀하게 살피지 않고
단지 자신들의 생색내기에 바쁜 결과물이며,
공정위의 제조업체들에 대한
갑질적 태도의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아무튼 강압에 의해 메로나는 400원이 되었는데,
500원 인상 제품보다
더 많이 매출이 줄어 드는 웃지못할 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샤샤에서와 같이
유통상들이 500제품을 시장에 빨리 정착시키기위해
500원이 아닌 재품들은 잘 취급 안하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개를 팔 때 마진율은 다 같으나
마진 금액이 훨씬 크기 때문에 선호한 것이지요..
잔략적으로는 환율 1,600원을을 가정하고 원가 계획을 세웠으나,
이후 환율은 1300원대에 머무르고,
아이스바는 500원 제품들로 시장을 이루다 보니,
아이스바의 수익성이 상당히 증가 되었습니다,
그것을 다시 400원으로 내리고
소비자에게 돌려 주는 것이 원론적인 얘기겠으나,
한 번 올라간 아이스바 시장의 가격은
회사 출고가를 낮춘다고 하여서
유통의 가격이 내려 가는 것은 아닌 것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것을 생각 하기도 전에 늘어난 마진을 이용하여
이미, 롯데, 해태, 롯데삼강, 빙그레의 영업들은
이 때가 기회다 하고,
막대한 대리점 인센티브로 제품을 밀어 내다시피하다 보니,
대리점들의 거래처에서는 50%sale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것을 시작으로 아이스크림 시장의 50%sale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번 시작된 50%sale은 그 이후의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다 보니,
어느 순간엔가 다시 아이스크림 사업부가 손익을 못 내는 곳이 되게 되었습니다.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적으로는 실 소비자가 인하가 시장 논리에 따라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편의점이나 세일 기간이 아닐 때는 일반 마트에서도
정상 가격으로 판매가 되었는데, 이렇게 정상 가격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아이스크림 호갱이 된 것이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