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4. 붕어싸만코와 빵또아

비수기 제품이란 말은 어디서 왔나요?

by 권오택

이 이야기도 2002년 쯤의 일입니다.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는 비수기 제품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겨울철에는 아이스크림(통칭)을 시원함보다는 뭔가 더 있는 간식 개념의 것으로

소비자들이 찾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내용물이 많고, 뭔가 씹히는 것도 있고,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스바에 비해 잘 녹고, 생산성과 수익성도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름에는 생산을 잘 안하고 늦가을~겨울 사이에만 주로 만들어서 판매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이스크림의 비수기에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비수기제품이라고 하였습니다.

빙그레의 비수기 대표 제품은 빵또아와 붕어싸만코였고, 롯데는 찰떡아이스였습니다.

지금은 붕어싸만코의 매출이 월등히 높지만 당시 아이스크림 마케팅실장을

다시 맡게 된 2002년에는 빵또아와 붕어싸만코 매출이 비슷했고 찰떡아이스에는

매출이 못 미쳤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은 매년 줄고 있었고 어느 하나 신장하는 제품은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빵또아는 의도적으로 3월이면 생산을 중단했었습니다.

작업장 내 온도가 올라가면 제품이 녹아서 못 만든다는 이유 때문이었지요.

붕어싸만코도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4월 길게는5월까지는 생산을 했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매출 줄어드는 속도가,

생산기간이 빨리 끝나는(중단 시기가 긴) 빵또아가 심했었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ㅎㅎ.

과연 비수기, 성수기 제품 구분은 누가 했을까요?

소비자? “No Way” 소비자는 자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있는 제품을 원하고,

없으면 잊어버립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제조자 입장에서, 전문가인 양 하면서 비수기, 성수기 제품으로 나누고,

제품 생산 시기를 만들어 스스로 Brand력을 떨어지게 만든 것입니다.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찾을 때, 없으면 ‘다음에 사먹지’하는 게 아니라 대체제를 찾게 되고

그것에 만족하면 그것으로 소비가 옮겨가 버립니다.

Long run Brand화 하려면 스스로 계절 상품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스크림은 아니지만 비슷한 예가 “둥지냉면”이라는

농심 제품이 있습니다.

처음 여름에 나오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었는데, 겨울에는 아예 매장에서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 후 계속 관찰해 봤는데 역시 제품이 점점 쇠퇴해졌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빙그레에는 비수기 제품이 없어졌고,

예상대로 빵또아, 붕어싸만코의 매출이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회사 내 관습을 바꾸는 것이 물론 한 번에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구소와 회사내 OEM담당 부서와 OEM업체들이 Risk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없애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해법을 첫 번째는 재고에서 찾았습니다.

재고를 갖는 것은 OEM업체의 몫이 아니라 빙그레의 부담이기 때문에,

그래서 첫 해는 빵또아와 붕어싸만코의 재고를 최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빵또아는 붕어싸만코에 비해 대리점 유통 부분에서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특징을 활용하여 채널을 CVS로 국한하고 일년 내내 제품을 공급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름철에 오히려 겨울철보다 빵또아의 매출이 더 많어서,

예상보다 재고의 shortage가 우려되었습니다.

그래서 OEM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생산 시기를 가능한 당기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CVS에서는 shotage 없이 일년 내내 팔리는 제품이 되었으며

매출도 대폭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2배 이상은 매출이 증가했을 터이고,

CVS판매 1등 제품에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여름에는 절대 아이스크림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에 비례해서 매출이 늘어나는데

그 동안 회사에서는 비수기 제품이라 하여 여름에 팔아보지를 않았으니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더 필릴 것을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빵또아가 3월까지 생산하고 생산 재개도 9월에 했었던 반면,

붕어싸만코는 그래도 5월까지는 생산하고, 8월 중순이면 시작해서

빵또아 보다는 중단 기간이 짧았습니다 ,

그럼에도 이 제품은 대리점 판매가 많아서

빵또아처럼 채널을 통제하는 의미가 없었고,

재고를 아무리 많이 갖고 간다고 하여도

재고의 shortage 나는 기간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해법이 관행을 깨는 것이었습니다.

비수기 없애기 초년도에는 우선,

현 상태에서 최대한 생산기간을 앞뒤로 늘리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목표는 1년 내내 생산이구요~.

다연히 문제는 OEM업체들이었지요.

붕어싸만코는 원료와 물성상,

생산과정에서 쉽게 녹아 여름철 생산이 쉽지 않고 유통시에도 잘 녹을 수 있어서,

OEM업체들은 여름철에는 물량도 많고 생산하기에도 편하며

생산성이 높은 아이스바들로 하기를 선호하였습니다.

유통에서도 붕어싸만코를 여름철에는 특별히 요구를 하고 있진 않았기에,

OEM업체에 데이터가 없는 첫 해에는

여름철에 성수기 제품을 생산 안 하고 붕어싸만코를 생산시킨다는 것이

무조건 시켜서 되는 것은 아니었고, 어느 정도 OEM업체가 리스크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덜기 전에는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 때, 다행히 붕어싸만코 마케팅 담당이 OEM을 관여하던 구매 출신이라

OEM업체들의 협조를 잘 얻었습니다.

그래서 첫 해 빵또아와 붕어싸만코의 고무적인 매출 증가 결과가 있었고,

그 결과, 이듬해에는 OEM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에 쉽게 동의하여,

일년 내내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빵또아는 CVS에서 한 동안 같은 류 제품 군 내에서 1등 제품을 유지하였으며,

붕어싸만코는 하향 추세에서 상승세로 바뀌었고,

지금까지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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