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의 원가 산정 구조는
공통비 배분 방식이 제품대 크기에 비례하여 들어간다.
제품별 매출에 따라 큰 것이 많이 배분 받는 구조가 아니라,
제품 가격이 높으면 공통비 배분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투게더, 엑설런트 등 제품 가격이 높은 것은
가격을 올려도 원가 개선은 조금 밖에 되지 않았고,
회의 석상에서 수익성이 안 좋은 제품으로 도마에 오르는 단골 제품들이었다.
그런데 이 제품들은 절대 가격이 높기 때문에
마케팅 담당자들은 가격 인상에 대해서도
가격이 인상되면 소비가 안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하였지만
한마디로 실망이었다.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 때문이 아니라,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공통비 배분이 늘어나 인상폭의 50% 밖에는 개선이 안되어,
수익성이 개선은 되었지만, 여전히 회사 제품의 분류에서
수익이 안좋은 제품으로 계속 남아있게 되어서이다.
투게더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투게더는 원유를 농축하여 만드는데,
원유 값이 워낙 올라서
영업 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002년 연구소에서는 이의 해결책으로 두유로 원유를 대체한
레시피를 경영진에 막 보고 하고 바꾸려고 하던 차에,
내가 마케팅실장으로 들어가면서
제품의 concept인 원유 사용을 고집하고
가격인상으로 전략을 바꾼데 있었다.
나는 제품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격인상을 주저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가격 인상의 영향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이제 가격 탄력의 경험을 본격적으로 나누겠다.
우유의 경우는 가격 인상을 하면 그 영향이 6개월에 걸쳐 일어났다.
우유류(바나나맛우유 포함) 가격 인상 후 한달 간은 거의 인상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
처음 한달 간은 인상된 가격으로 거래처에서 변경 하는 데 협의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은 계약 단가로 납품이 되기 때문에 회사의 물품대를
올려도 가격협상이 되기까지는 이전의 가격으로 들어가서 출고가와 납품가의 차이가 없으나,
대리점은 마트에 납품가격을 인상하기 전이라도 인상된 출고 가격으로
제품들을 받기 때문에 대리점의 손익이 나빠진다.
그래서 통상 가격 인상 후 1달간은 사후 정정해 준다.
인상 1달 후정도 부터 인상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팔리기 시작하면
다음 2달간 정도는 가격 인상폭 보다 매출액이 더 떨어진다.
그러니 수량 면에서는 인상 폭의 2배 보다 더 감소 하였다.
그러다 인상 후 4개월 째부터는 점차 수량 면에서 감소 폭이 줄어 들고,
6개월 후에는 가격 인상 폭 만큼만 수량이 떨어지는 상태로 유지된다.
소비자들 Pocket에서 우유 소비에 지출되는 한도가 있어서 그 만큼만 구매하니,
금액 면에서는 차이가 없었으나 수량면에서는 줄어들게 되었다.,
수량은 떨어지지만 매출액은 유지되어 수익성은 개선되는 결과가 되었다.
우유는 소비자들의 구입 빈도가 잦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바로
피부적으로 느껴서 즉각 반응하였고 그래서 소비 감소도 바로 일어났다.
하지만 아이스크림과 같은 기호품은 달랐다.
아이스바와 같이 자주 사먹는 것은
가격 인상 후 바로 그 구입 회수나 수량이 확실히 줄어든다.
그럼에도 가격 인상 폭으로 인한 수익이
수량 감소로 줄어드는 수익보다 워낙 크니 회사에서는 남는 장사다.
그리고 아이스바는 여름철에는 비싸졌다고 안 사먹는 제품이 아니라서
가격 인상을 해도 걱정이 없었다.
단지, 대리점 체계의 유통 구조상 Main 가격대 이어야 유통이 잘되었기 때문에,
독불장군 형태로 제품의 가치와 마케팅 전략으로만 가격을 설정할 수 없는 아픔이 있었다.
그러니 가격 인상을 할 때 쯤은 경쟁사들의 주력 제품들 정보를
대리점들을 통해서 수집한 후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진행하였다.
(대리점들이 대부분 빅 4사의 제품들을 다 취급하였기 때문에 정보수집이 잘 되었다.)
그런데 아이스바와 달리 구매빈도가 많이 떨어지는 엑설런트와 같은 제품은 달랐다.
가격대가 일반적이지 않은 제품에서는 대리점의 영향도 없어서
순수하게 소비자들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았다.
엑설런트는 2002~3년에 이르러서는 그때까지 생산해 온 공정으로는
생산성이 워낙 떨어져서 매출이익이 10%도
안 되었고, 수익은 마이너스가 되는 제품이 되었다.
그래서 제품을 Drop하든지, 가격을 올리든지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
그러나 우리는 엑설런트 가격은 소비자가 구매하기에 이미 비싸다고 생각했고,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가 너무 비싸서 구매를 안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물론 앞서 밝힌 빙그레의 제조공통비 배분 구조 영향도 무시 할 수 없었는데,
그 때문에 마케팅 내에서는 수익구조의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왠만한 가격 인상으로도 극복이 안되니 회사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푸념들도 나왔다.
그럼에도 어떻든 해결을 해야겠기에 마케팅에서는 결정했다.
어차피 죽이려면 장렬하게 전사시키자. “죽으면 죽으리라”
원가 구조를 이기고, 수익성을 다시는 얘기 안하게끔 20%이상 가격을 인상시켰다.
2002년 당시 거의 10,000원에 가까왔으니 아마도 12,000원 이상 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신기하게도 매출 수량에 별 영향을 안 받아서 매출이 대폭 증가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왜 그랬을까?
소비자가 엑설런트의 가격을 정확하게 인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비싼 아이스크림으로만 기억하고 있었고, 정말 가끔씩 구입하였기 때문에
그 가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구매가 일어 나는 경우도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하였기 때문에,
부담되는 가격임에도 그러려니 하고 구매하였던 것이었다.
이상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에서 경험한 사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나쁜 것은 한 번에, 좋은 것은 나누어서 여러번에.
즉, 가격 인상은 절대 자잘하게 나누어서 하지 말고 한번에 한다.
두 번째, 구매 빈도가 떨어지는 것은 가격 민감도가 떨어진다.
세 번째, 용량이나 내용물 갖고는 장난하지 말자.
소비자와 처음 약속한 Quality는 꼭 지키자.
그러나 용량이 많다고 만 소비자가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조사에 의해서 명확히 정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