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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일즈해커 럭키 Oct 05. 2023

집단적 상상력의 위대함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

긴 연휴동안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었습니다. (책장 속에서 뽀얗게 먼지가 덮여있던 녀석을 큰 맘 먹고 펼쳤습니다-!ㅎㅎ)


이 책이 좋은 이유는 풍부한 맥락과 서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어서인데, 특히 '뒷담화 이론'으로 시작하여 풀어내는 인간 언어의 특징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책이 꽤 긴 관계로 스스로 보다 명료하게 기억하고자 편집해두었던 내용들을 아래 공유해봅니다.



1. 인간의 언어가 진화한 것은 세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함이었고, '사자와 들소의 위치를 아는 것'보다 중요한 정보는 '다른 사람'에 대한 정보였다.



2. 사회적 동물인 호모 사피엔스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사회적 협력이 중요한데, 이 때 '무리 내의 누가 누구를 미워하는지, 누가 정직하고 누가 속이는지'를 아는 것이 '사자나 들소가 어디에 있는 지' 아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3. 이렇게 '뒷담화'를 통해 누가 신뢰할만한 사람인지에 대해 믿을만한 정보가 있으면 작은 무리가 더 큰 무리로 확대될 수 있다. 단, 과학적 연구 결과 '뒷담화'를 통해 결속할 수 있는 자연적 규모는 약 150명까지이다.



4. 그렇다면 '뒷담화가 아닌 어떤 능력으로' 현재의 사피엔스는 수백, 수천, 수억명을 단위로 결집하여 문명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바로, 존재하지도 않는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5. "조심해! 저기 사자가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녹색원숭이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사자는 우리 종족의 수호령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피엔스만이 구사하는 언어의 특질이다.



6. 이러한 허구 덕분에 인간은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성경의 창세기부터 현대 국가의 민족주의 신화에 이르기까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집단적으로 상상하면서 현실을 창조해나갔다.



7.  '법인'을 창조하는 것도 신이나 국가를 믿는 것과 정확하게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책에서는 프랑스 자동차 회사인 푸조(PEUGEOT)을 예로 듦)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을 지라도 집단적인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창조해나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곧 집단적 상상력이 지닌 위대한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제가 속한 조직이 믿는 미션, 비젼, 핵심가치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속한 조직은 어떤 사명을 갖고 있는지, 세상에 어떤 가치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는지, 또한 그것이 조직 내부적으로 얼마나 많은 공감대를 이뤄내고 있는지를 깊이 들여다보아야하겠습니다. 그 믿음의 강도와 범위에 따라 새로운 현실이 창조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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