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 충격!
오늘의 이야기는 40대 남자 A의 얘기다.
건강 검진차 위 내시경과 대장내시경 그리고 혈액검사를 받았다. A는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고, 그래서 평소 사소하게 아픈 곳이 있어도 병원에는 가지 않고 소위 자연치유를 했다. 그래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비타민, 오메가 3 등 영양제 몇가지는 챙겨 먹었다.
“이번 검진은 어떤 계기로 결정하셨어요?”
“아픈 데는 없는데, 아내가 하도 받으라고 잔소리해서 받으려고요.”
A는 검사 전 면담에서도 전혀 불안한 기색도 없었고 심드렁하게 귀찮은걸 억지로 한다는 뉘앙스를 드러냈다.
약 한 시간 후,
검사가 모두 끝나고 내시경 결과를 설명을 해주면서, 대장에는 용종이 여러 개 있어서 제거했다고 얘기를 해주었다.
“용종이 있었어요?”
여기서 1차 놀람.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세요. 조직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오니까, 그때 오시면 혈액검사 결과하고 같이 확인해보겠습니다. ”
일주일 후에 찾아온 A는 용종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면서
“이게 암으로 가는 건가요?”
약간의 불안감을 보였다. 물론 “선종”이라고 전암성 병변으로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용종인 것은 맞았으나, 이번에 제거를 했기 때문에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혈액검사에 있었다.
결과 상 간수치도 상당히 올라가 있었고, 새롭게 당뇨병과 고지혈증이 진단되었다.
“이번 검사에서 당뇨와 고지혈증이 진단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약을 드시면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A는 2차 충격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였다.
“당장 위험한 정도인가요? ”
검사를 받기 전 처음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동안 믿고 있던 본인의 건강에 관한 자신감이 여지없이 와르르 무너진 것이리라.
“당장 위험하다고 드리는 말씀은 아니고요, 앞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요. 걱정이 되는 것은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입니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앞으로 관리를 잘하셔야 합니다. ”
놀람 속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약을 복용할지, 식습관 관리라든지 운동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차분히 나누었다.
“제가 약을 처방해드릴 테니, 앞으로 꾸준히 약을 드시고요. 정기적으로 병원에 오셔서 검사받고 관리를 같이 해보도록 할게요. “
이렇게 불과 일주일 전까지는 아무런 질환도 없고 건강에 자신감을 보이던 A는 순식간에 매일 아침마다 약을 두어 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 가 되어 버린 것이다. A의 경우는 그래도 다행히도 건강검진을 적절한 시기에 받아서 늦기 전에 질환을 진단받을 수 있었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평소 건강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현실에 바로 수긍을 하고 꾸준히 치료를 받기 시작해서 지금은 관리가 잘되고 있다.
항상 예상치 못했던 질환이 새롭게 진단되었을 때, 이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는 의사로서의 고민 중 하나이다. 심각성은 알리면서도, 지레 겁먹고 환자가 도망가지 않도록 적절하게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가볍게 듣고 넘기는 경우도 있을 테고, 심한 경우 우울감을 느낄 정도로 좌절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모든 상황들을 떠나,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들의 편이다. 한번 의사 - 환자로 관계를 맺은 관계는 소중한 것이다. 더 나아가 내 환자는 누구보다도 잘 관리해주고 싶다는 욕심은 어느 의사라도 있다.
별걱정 없이 받은 검진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문제이지만, 걱정이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여러분과 인연을 맺은 의사는 여러분을 위해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어렵게 인터넷 속의 정보의 바다에서 헤매지 말고 주치의 상의를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