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어머니가 분양 일을 하시는 걸 많이 반대했습니다.
"그냥 용돈만 조금 버시면, 생활하시는 건 자식들이 다 챙겨 드릴게요."
10년이 지났고, 이젠 뒤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해 자리 잡은 어머니를 존경한다고 말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경기 남부지역 몇 군데를 전문적으로 투자 소개하는 포지션이 되셨더군요.
1. 10년 일한 분양 전문가 vs '자녀들도 존경하는 10년 차 분양 전문가'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브랜딩의 관점은 조금 더 입체감을 만듭니다. 구전(口傳)이 원초적으로 전달하는 서사, 궁금함을 만드니 브랜드 지표에서 말하는 '인지 상기도'가 더 높아집니다. 설명하자면 길기 때문에 간단하게 '머릿속에 무언가 그려지고 떠오르고 더 각인되는 수준'이라고 대체 설명해 봅니다. 자녀들이 존경하는 분양 전문가는 어떤 사람일까요?
최근 들여다본 분양 판은 웬만한 기업 커머스 업계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험난합니다. 상위노출을 잡는 단가 자체가 다르게 시작하고 특정 어느 지역의 아파트 키워드가 나오면 웬만큼 큰 산업군 메인 Top 10 키워드만큼 쿼리수가 순식간에 올라갑니다. (업종 별로 N포털 몇 등을 차지하려면 키워드 단가 얼마는 써야 한다는 공식 아닌 공식들이 존재한답니다.)
대부분이 비슷한 분양 정보와 지침을 활용합니다. 그들이 잠재고객에게 무언가 브리핑하는 방식은 다 다르지만 소구점(USP : Unique Selling Point)은 비슷하다는 겁니다. 그 와중에 누구는 옛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이름을 가명으로 써서 관심을 일으키고 계약을 또 쓴다고 하니 사람의 매력, 궁금증을 자아내는 원천은 참 중요한 듯합니다. ^^;
2. 사람의 매력이라는 것, 퍼스널 브랜딩의 세계
사람은 어울리는 이름이 있고 자리가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부터는 물 흐르듯 방향을 맞추게 된다고도 합니다. 무언가 포기하는 게 아니라, 시류와 자연스러움을 잘 활용할 줄 안다는 뜻으로 봐야 합니다.
제가 본 저희 어머니는, 연예인 이름을 쓸 분도 아니고 막 활발하고 에너제틱한 영업인 스타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지표 하나를 갖고 있었어요. 브리핑 기회를 얻으면 계약 성공률이 가장 높다는 점이었죠. 새로 들어오는 분들 모두 처음 소속이 되면 어머니께 브리핑 연습을 익히는 게 공식화가 되었습니다.
정직하게, 거짓 없이 명확하게, 최선을 다한다.
얼마 전 동생 생일 기념으로 능이 백숙을 먹으러 갔는데 어느 고객의 전화가 울리니 어머니는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20분을 통화하고 문자 보내고 하시더군요. 세일즈에서 이게 마냥 좋은 방식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다운 강점이 무엇인지는 너무 오랜 기간, 일관성 있게 보입니다.
본인에게 어울리는 옷이 모두 있고, 그걸 무겁지 않고 쉽고 꾸준하게 표현하는 방식만 습관화되어 있다면 그게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입니다. 참고로 개인의 이야기를 하지만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기업 브랜드는 구조화 작업(하이라키 : 위계 구성)이 더 중요하다는 부분도 이번 편에서 잠깐 기억해 두세요.
3. 그래서 그 전문가가 내게 어떤 '효용'을 주는데?
원래 우리는 타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 사람과 만나면 재미있을지, 어떤 좋은 정보를 얻을지 생각하고 누군가 잘 되는 일, 잘 안 되는 일에 자극적으로 꽂힙니다. 결국 브랜딩과 마케팅은 하나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입체적인 브랜드(인물)를 만들고 있다면 그와 동시에 마케팅적인 메시지도 소구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자꾸 착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요즘은 '마케팅 후킹'이 통하지 않는다는 착각입니다.
공급자 관점의, 혹은 내가 소식적에- 하는 나르시시즘적인 브랜드 멘트를 잘만 다듬으면 그게 마케팅 후킹으로서 의미가 생기는데요. 이걸 거의 사기에 가까운 정도로 무조건 100% 성공한다! 등의 멘트로 후킹을 주며 마케팅 성과를 잠깐씩 경험한 분들이 이제 후킹이 통하지 않는다 착각하고 마는 겁니다.
브랜딩의 메시지를 활용하되, 그 안에서 어디까지 마케팅적으로 바리에이션 해서 스스로를, 혹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구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잡고 바로바로 확인해 보세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약간이라도 컨셉추얼 하게 전달하고, 그래서 무엇을 줄 수 있는 전문가인지 '효용'을 표현하면 나와 핏(Fit)이 맞는 타겟들이 한 명, 두 명 생겨나고 점차 커질 겁니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그렇게 하고 살아남고 있으니까요.
4. 냉정한 브랜딩의 진실 (Epilogue)
초반부를 달리고 있는 <어머니께 브랜딩을 가르칩니다.> 시리즈는 어떤 편은 굉장히 개론적이고, 어떤 편은 굉장히 가장 끝단의 실무 관점이 가득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내가 이때까지 어떤 성과와 경험을 만들어 왔는지 넘버원, 최초, 단 하나의, 00억, 000%, 10년 차 00 업계 전문, 이미지 좋게 잘 찍어놓은 프로필 사진과 공식 홈페이지, 명함, 깔끔한 옷차림, 스피칭 스타일 등이 브랜딩의 기본이자 가장 좋은 치트키이긴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작다면 작은 성공들을 분명 쌓고 있고, 그게 모여서 일관성과 스토리가 되고, 실력이 됩니다. 본인의 뚜렷한 가치관이 있고, 누구나 비슷하게 하는 브랜딩 속에서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지속성을 만들고 싶거나. 조금은 더 마케팅비용 대신 브랜딩으로 더 비싼 무언가를 팔고 싶다면?
오늘의 이야기가 조금은 개론에 가까웠을지 몰라도 함께 되새기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요즘 정말, 너무 바쁩니다.
최근 5개월째 제게 브랜드 코칭(셀프서빙 구축)을 받고 있는 어느 성공한 대표님이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작년 12월에 뿌려놓은 씨앗을 지금 한참 거두고 있다고요. 그 얘기가 제게 너무 좋은 영감이 되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예약 발행 준비하던 전날) 아침부터 지금 밤 11시 35분까지 일하는 게 헤드 포지션으로서 자랑은 절대 아니지만, 이 노력이 후에 또 어떤 좋은 브랜드 분들과 연을 맺는 브릿지가 될 지 기대됩니다.
함께 일할 태도 좋고 실력 갖춘 크루들도 계속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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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브랜딩을가르칩니다
#기업만거래하니개인들은편하게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