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편] 하노이 입성 후, 태풍 속 마르코를 만나다
2024년 8월,
다시 새로 시작해야 하는 사회적 관계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데이팅 앱을 다시 깐다. 1년 전만해도 데이팅 앱을 깔았을 때 잘못된 것을 한다는 생각이 조금은 들었는데 이제 더는 그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요즘 국내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살면서 잦은 이사, 여행, 출장 등의 해외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기본적인 커뮤니티 툴(tool)이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렇다고 사람을 쉽게 많이 만난 건 아니었다. 데이팅 앱도 쓰면 쓸수록 주어지는 카드가 머릿 속 이상향에 최대한 가깝지 않은 이상 선택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필자는 점점 더 선택적인 사용자가 되어 100명을 보고도 2-3명 정도만 Swipe right (호감의 표시) 을 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게 하노이 도착 첫 달에 이상향에 가깝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좋은 사람 같고 어떤 사람인지 더 알아가고 싶은 사람을 한 명 만났었다. 일본인이고 전직 축구 선수인 친구였는데 일곱 번 정도 만나면서 귀엽고 좋은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그와의 만남을 통해 느낀 바나 새로 얻은 교훈은 없으니 이만 넘어가도록 하겠다.
한 명만 진득하게 일곱 번을 봐서 그런지 어플도 계속 이어서 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바이닐 뮤직을 틀어주는 맥주집에 혼자 가서 춤추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사람 좋은 미소를 띄고 있으니 친절히 말 걸어주는 해외파 베트남 여자친구들이 있었다.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외로움이 해소되었고, 굳이 연인을 찾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추신: 자랑이지만 필자는 그렇게 위협적으로 예쁘지 않고 적당히 편한 인상을 풍기는 접근하기 쉬운 얼굴인지라 식당이든 맥주집에서든 클럽에서든 혼자 나가면 여자든 남자든 말을 걸어준다. 자랑 끝 헤헤)
어느 정도 외로울 때 어울릴 친구들도 있으니 일에나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오피스에 긴급으로 단기 국제직원들이 투여될거랜다. 한 달 전, 베트남에 있었던 태풍 야기로 인한 피해 때문에 긴급지원 대상 국가가 되어 그러한 것이었다. 특수상황이었다. 원래는 전체 오피스에서 1/7 정도 되는 수준으로 외국인 직원은 각 팀장과 대표 부대표뿐이었을 정도니. 필자는 유일하게 애매하게 시니어급은 아니면서도 외국인인지라 베트남 로컬 직원들과 융화돼 일해왔었다. 심지어 호치민에 있었을 때는 호치민 오피스에서 유일한 외국인 직원이었으니 거의 입양된 베트남 아이처럼 살았었다. 단기 국제직원 투여는 여러모로 필자의 베트남 삶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 진로면에서나 연애면에서나.
그중 우리팀에도 한 명이 들어온댄다. 국적은 알 수 없지만 이름을 보아하니 유럽 사람이고 20대 후반 젊은 남자. 젊은 직원이 정부 지원 프로그램 없이 필자가 일하는 곳에 채용되는 것은 빽 없이는 몹시 어렵다. 필자는 요즘 윗사람들과 네트워크 하는 것에 워낙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터라 그를 만나기도 전부터 몹시 못마땅했다. 꼴에 빽이 있어서 어떻게 채용됐는데 그냥 쉽게 관광하고 놀려고 베트남에 온 거겠다 싶었다. 팀장이 그의 이력서까지 팀 전원에게 공유하길래, 꼼꼼히 정독해보았다. 이것 봐라? 역시나 역시나. 고작 반년도 안 되는 경력 여기저기에서 여러 개 합쳐 놓고서는 5년 경력이란다. 그런 수준의 커리어인데 이런 자리에 선발이 됐다고? 그런데 아무리 이력서를 열심히 하도 전 세계 곳곳에서 짧은 경험을 많이 해서인지 도통 출신을 모르겠는거다. 보통 어느 나라 사람이냐에 따라 대충 1차 그림이 잡히는데 이 녀석은 방랑자의 배경이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는데 그게 긴급상황 직원의 특징이다. 고로, 그가 능력 또는 경험 미달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실제로 그는 열정도 성실함도 훌륭한 배울 점이 많은 인력이다. 빽도 능력이 돼야 생기는구나 하고 느꼈다.)
그런데 링크드인 프로필을 보니 도대체 어떻게 우리 팀장님이랑 벌써 링크드인 친구인지요..? 그의 빽이 우리 팀장님인건가? 우리 팀장님이 이렇게 사람을 잘 끌어주는 사람이었나..? 경멸 반 호기심 반의 감정이 들었다. 그래서 그가 출근하기 전, 경멸은 감추고 호기심 100의 눈빛으로 팀장님께 물었다. "팀장님, 새로 온다는 마르코는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어머 그런데 우리 팀장님 반응이 조금 이상하네? 평상시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인데 그때는 좀 예민하게 "보고서에 집중 중이라 정말 그런걸 대답할 여력이 없구나"라며 아예 대화를 차단해버렸다. 물론 내가 좀 과대망상자이긴 한데 눈치가 엄청 빠르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작년에 최시원 홍보대사님이랑 같이 출장을 갔을 때도 팀장님이 엄청 소녀팬처럼 행동했었지. 저녁 만찬 때 맥주 마실 때 시원님 어깨도 팡팡 치면서 "어쩜 그렇게 웃겨요 시원~" 이러면서 꺄르르 꺄르르 웃으셨지. 여자의 촉으로 느끼건데 그녀는 내가 마르코한테 관심을 갖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무엇보다 팀장한테 잘 보여야 하는 시기이니까 (하.. 회사 생활 정말 스트레스 받네!). 통상 새로운 사람이 오면 항상 가장 먼저 친절하게 대해주고 도움을 주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적어도 팀장 앞에서는 확실히 거리를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때만 해도 마르코를 남자로,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할 추호가 조금도 없었다.
그의 출근 첫날, 하필 내 자리가 그 옆자리였는데 정말 우연히라도 옆으로 시선이 안 가게 하려고 컴퓨터 화면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주변인들에게는 스몰토크도 나누고 웃었으면서 마르코에게는 처음 봤을 때 공적인 악수와 함께 딱딱한 인사만 나누고 조금 무정하다 싶을 정도로 그 이상은 하지 않았다. 저녁이 돼 팀장이 퇴근했다. 오, 드디어 자유! 말수 없고 낯 가리는 편인 베트남 또래 직원 (여자) 1명, 베트남 대학생 인턴 (여자) 1명, 별 힘도 없고 가만히 있으면 그냥 베트남 사랑 중 하나로 보일 수도 있는 - 30대 중반 한국인인 필자 (여자임..), 그리고 엄청 진지한 표정으로 구석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마르코 이렇게 네 명만이 남았다. 필자는 원래 사교적인지라 모두와 친하게 지내는 편이기는 한데 그래도 남아있는 친구들과 회사를 벗어나서 시간을 보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웬걸 그날 그 둘이 배고프니까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거다. 엥..? 우리가 평상시에도 그러면 모를까 웬일일까? 그러고서는 대학생 인턴이 그나마 중간다리 역할을 하기에 국적적으로(?) 무난한 나에게 눈치를 주며 마르코에게 저녁 먹을 의향이 있는지 물어봐 달랜다.
눈치 봐야 하는 팀장도 퇴근했겠다, 필자는 마르코에게 쿨하게 "저기 저 친구가 너 같이 저녁 먹을 생각 있냐고 물어보랜다" 라고 말했다. 나름 츤데레 같이 말했다. 왜냐하면 내가 마르코라면 너무 톤앤메너가 랜덤한 사람들의 조합이라 어색함에 숨이 막혔을 것 같아서다. 이건 뭐 그냥 분위기 계산 못하는 우리 귀요미 대학생 인턴이 그냥 순수하게 물어본 상황이었으니까. 당연히 거절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90센치 이상의 거구에 검은 반팔티를 입고,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던 마르코가 그 표정을 유지한채로 - 가.겠.댄.다. 엥? 정말? 저녁을? 확실해? 채식 식당인데...? 괜찮겠어?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아?.. 이 무슨.. 그의 표정과 대답이 너무 안 맞는데 흠..? 그런데 "채식 좋지. 괜찮아"랜다.
그날 그렇게 이상한 조화의 어색한 네 명이 회사 근처의 채식 식당에 갔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때마침 소나기가 거하게 퍼부었고, 우리는 술도 없이 두 시간이 넘도록 밥 먹고 수다를 떨었다. 별 시덥잖은 얘기도 많이 했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마르코가 이태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필자는 워낙 이야기꾼인지라 밥먹는 내내 엔터테이너역을 도맡아 우리 베트남 친구들을 빵빵 터지게 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지긋이 관찰하고 있는 거구의 검은티 사나이. 그의 눈빛에서 조금씩 미세한 반짝거림과 따스함이 퍼졌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가 나를 인간으로서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기류로 느낄 수 있었다.
비가 그치고 집에 갈 각이었다. 필자는 은근히 필자의 측면에서 퍼지는 호감의 기류를 즐기고 있었고, 그래서 큰 기대 없이 한 번 떠보았다. "이야, 우리 금요일 밤에 술도 없이 이렇게 몇 시간씩 수다를 떨었네. 엄청 건전한 사람들이다!" 허허 그랬더니 필자의 미끼가 덥석 물렸다. 마르코와 대학생 인턴이 냉큼 맥주를 마시러 가쟨다. 그렇게 네 명에서 술 안 마시겠다는 한 명이 빠지고, 이제 세 명이 되었다.
필자는 참 쉽고 투명한 사람이다. 맥주를 몇 잔 하니 아니꼽게 보던 마르코에게 그동안 해온 진로 고민을 술술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때쯤 되자 그도 이제 많이 편해져서 말이 많아 졌는데 그의 영어에서 짙은 이태리 억양이 느껴졌다. 그게 얼마나 웃기던지. 발음을 하나하나 늘이면서 '-uh/o'를 붙이고 말하는게 너무 전형적인 이태리인 같았다. "아이 띵커 유 슈더 저스트 톡 투 더 치퍼(chief 에 -uh 붙은거임 ㅋㅋㅋㅋㅋ)" 아니, 그리고 뭐야? 웃으니까 무서운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스칼렛 요한슨의 미소가 보이잖아? 머리스타일부터 발끝까지 마초인데 어떻게 그 표정에서 요염한 숙녀의 미소가 나오는거야? 그 부조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그래도 다른 직원들에 비해 필자가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그와의 공통점이 많았고, 유럽살이를 해온지라 정서적으로도 더 잘 맞아서 주말에 할 수 있는 외국인 거주자들이 가는 이벤트 몇 개를 소개해주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둘이서만 말하는 분위기 ... 그렇게 세 명에서 인턴은 떠나고, 이제 둘이 남았다. 마르코는는 필자가 택시를 잡을 때까지 같이 기다려주었다. 그러고 작별인사를 할 때 주말 이벤트에 같이 가고 싶다고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그 다음날 밤에 있는 하우스 뮤직 클럽이었다.
그 다음날,
저녁 같이 먹자고, 그런데 선셋 루프탑 환장한다며 그런거 추천해달라고 해서 토요일 이른 저녁 5시반부터 만났다. 이거 좀 데이트 같은데? 둘이서만 따로 회사 밖에서 주말에 그것도 노을을 보러 본다? 심장이 나대기 시작했다. 아직 하노이 한 달차라서 맛집은 잘 모르지만 다른 외국인 친구한테 추천받은 이후로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 Ma Xo Cafe에서 만나기로 했다.
저녁시간과 클럽 갈만한 시간 사이 붕 떠서 어찌 해야 하나 싶었다. 각자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올 시간이 있을줄 알았는데 자기 집에 안 가겠댄다 들어갔다가 나오기 귀찮댄다. 그래서 적어도 나는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 괜찮으면 우리집으로 가자고 했다. 내 오토바이 뒤에 거구의 사나이를 태우고 우리집에 데리고 갔지. 집에서도 별 시덥잖은 얘기로도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었다. 4시간이 다 되어가도록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제는 대화의 주제가 진로에만 머물지 않고, 인생, 또 필자에게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랑 이야기까지 나누게 됐다.
데이팅 앱을 하면 사용자가 추구하는 연애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는데 여러 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예컨대 결혼, 친구, 육체적 해소, 장기간 교제 등. 그 중에서 서양인들에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카테고리가 'Intimacy without commitment'이다. 직역하자면 '친밀하지만 헌신하지는 않는 관계'다. 필자는 이 카테고리의 이름을 처음 듣고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헌신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친밀하자는거지? 가벼울거면 가볍고 진지할거면 진지한거지 이건 도대체 뭐람? 그래서 찾아본게 '사랑의 삼각이론(Triangular theory of love)'이다. (이건 일전에 2편인가쯤에 언급한 '매직 트라이앵글' 이론과는 별개의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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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세 개의 꼭지점에 'Intimacy(친밀함)', 'Commitment(헌신)', 'Passion(열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Commitment 를 피하면서 Intimacy 를 가져야 하다 보니 왼쪽 변인 Romantic Love 를 일컫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사랑의 삼각이론을 보면서 필자는 왜 그동안 만나온 서양인이 '사랑'을 그토록 인정하지 않았는지 알게 되는데, 그들은 세 꼭지점에 모두 해당하는 완전한 사랑(Consummate Love)만이 '사랑'이라고 일컫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며 그 외의 두 꼭지점 또는 하나의 꼭지점만 발동되는 감정은 사랑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본 듯하다. 반면, 필자는 어떤 사랑이든 세 꼭지점이 동시에 작동되기 때문에 '그것은 사랑이었다'라고 말하기가 더 쉬웠던 것 같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만 마음이 가고 정이 들면 책임 있게 행동하고 싶고 헌신하고 싶어지는 건 당연한 원리 아니야? 어떻게 Intimacy랑 Commitment 를 분리할 수 있지? 필자는 도통 이해할 수 없어 마르코와 대화하면서 그에게 물었다. 마르코는 '책임감'이 '헌신'과 같은 개념은 아니기 때문에 분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필자가 통 납득되지 않는 얼굴로 있자, 마르코는 본인이 긴급사태 직원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어느 곳이든 3-4개월 정도밖에 못있고 그러다보니 누군가에게 헌신하기는 어려운 조건과 환경인지라 Intimacy without commitment 를 추구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했다. 안 됐다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필자는 마르코와 엮일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마르코와 필자는 접점 없이 그냥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상태로 대화를 마쳤다.
밤 11시가 되어 결국 하우스 뮤직을 들으러 나갔다. 근데 하우스 좋아한다는 애가 왜 이렇게 아마추어 같이 뻘쭘하게 있어? 보기보다 쑥쓰러움이 많았다. 필자는 난봉춤꾼으로서 상당히 경험이 있는터라 납작 선글라스를 쓰고 슬슬 리듬을 탔다. 춤의 기본은 자신감아이가! 아무리 동작이 요상해도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춤을 추면 얼추 잘 추는 것 같이 보일 수 있다. 신난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으며 춤을 추니 훗.. 역시나 말을 거는 사람들이 있었다. 필자는 내심 마르코가 필자의 가치를 높이 사주길 바랐나보다. 말을 걸어오는 낯선이들과 귓속말하며 살갑게 굴면서 그의 앞에서 나의 호감도 점수를 뽐내려고 했다.
그렇게 새벽 3시까지 놀았다! 클럽에서 우리집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인지라 마르코가 우리집에 같이 걸어 데려가 주겠다고 했다. 클럽에 가기 전 대화를 나눴을 때 자기는 워낙 남자들이랑 잘 어울리질 않아서 여자친구들도 많고, 서로의 연애관이 극도로 다른지라 정말 성적인 기대감 없이 퓨~어하게 "새벽에 이 지역 택시 잘 안 잡힐 수도 있으니까, 날 밝을 때까지 우리 집에서 눈 붙이고 싶으면 그래도 돼~ 뭐 어차피 네 여자친구들 집에서 자주 잔다고도 하고 그러니~" 라고 말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럼 너네 집에서 눈 좀 붙일게"라고 대답했다.
우리집 침대가 작은 편이 아닌데 거구의 사나이는 왜! 왼쪽 측면에 거의 떨어질 것 같을 정도로 붙어 자는 내 바로 옆에, 엎드려 잔다고 베개를 감싸쥔 나의 오른팔에 착 붙어 그의 팔을 붙이고 자는 것인가.. 분명 침대 오른쪽에 자리가 충분히 있는 것 같은데..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