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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진양 Feb 24. 2022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언제부터인지 주변에서 TV에서  MBTI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기 시작했다.

난 매번 할 때마다 다르게 나와서 한번 찾아보니

환경에 따라 성격이 변할 수 있고,

MBTI 테스트가 자기 보고형(self-report) 심리검사

즉, 질문에 대해 응답자가 스스로 판단해서 점수를 매기는 것인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을 좀 더 좋게 평가한다거나 그날 감정에 따라 다르게 평가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며칠 전, 자기 전에 한번 더 해보고 싶어서 네이버에서 하는 간단한 MBTI 검사를 해보니

이번에 INFJ가 나왔다.

 INFJ특징을 살펴보려고 검색해보다가

우연히 INFJ 작가가 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책 리뷰를 올린 글에서 캡처해놓은 책 내용을 보니

내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음날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빌렸다.


이 책은 원래 블로그 글이었다고 한다.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저자는 지극히 내향적인 자신의 일상을 블로그에 웹툰 형식으로 한 장씩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특히 혼자 있기 좋아하는 많은 내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단행본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고 책은 출간 직후 미국 아마존 코믹 부문에서 신간 1위를 기록하고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2018년 최고의 그래픽 노블 후보작에 오르는 등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내향인에게는 다정한 공감과 위로를, 외향인에게는 이해와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 [예스24 제공] 참고 >


좋아하고 편한 상대와의 만남은 나도 기다리고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난다거나 편하지 않은 상대를 만날 땐 약간 힘들어한다.

그래서 혹 이런 약속이 취소되면 속으로 '오예~'를 외치며

좋아하는 책과 그림 그릴 아이패드를 들고 카페로 달려가곤 했었다. 하하하


나도 이런 생각이 떠올라서 혼자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있는데,

10년 전까지는 아니고 1, 2년 정도? ㅎㅎ

어렸을 때 명절에 친척집에 가면 항상 신발장에 신발이 가득했고

그것을 보면 처음에 항상 뒤로 주춤하게 되었었다.

처음에 들어갈 때 시선이 내쪽으로 향하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차츰 편해지는데 항상 처음에 들어갈 때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체력적으로 많이 피곤해하고 지친다.

회복을 위해 항상 혼자서 쉬는 편안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생각해보니 아이들을 키울 때 힘들었던 것이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성격의 내가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없어서 유독 더 힘들어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감사하게도

아이들에게 엄마 혼자 좀 있고 싶어 라고 이야기하면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도록 잘 협조를 해준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방학도 그렇게 힘들지 않게 잘 보내고 있는 듯하다.

ㅋㅋㅋ나를 보는 줄ㅋ

결혼식날 너무 힘들어서 두 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듣고 있던 지인이 본인은 결혼식 날 모두가 자기를 바로 보고 있는 관심이 너무나

행복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성격에 따라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생각했었다.

나랑 남편은 결혼식이 끝나고 호텔에 가서 저녁 7시까지 기절하듯 잠들고

늦게 저녁을 먹으러 나갔던 기억이 있다.

둘 다 결혼식이 꽤나 힘들었던 것이다. ㅎㅎ


나는 그래서 종종 결혼식 얘기가 나와서 지금 다시 한다고 하면,

 주변에 정말 가깝고 편한 사람들만 불러서 아주 간소하게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주제가 나오거나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신나서 흥분하며 이야기할 때가 있다. 그런 날은 만화처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를 너무 보여줬나? 너무 오버한거 같은데,' 하며  후회를 한 적이 종종 있다.



남편과 쉬는 날,

항상 자연이 보이고 사람이 없는 조용한 카페에 가서

각자 좋아하는 것들을 하곤 했었는데,, ㅎㅎ


나는 그렇다고 항상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편안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을 받고

기분이 너무나 좋아진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니,

솔직한 나의 감정을 숨기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 형식적인 만남을 할 때,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내가 유독 예민해서 그런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냥 이게 내 모습이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 엄마와 밖에 나가면 엄마는 항상 모르는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금방 금방 사람들을 사귀었다.

엄마랑 식당에 들어갔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아줌마와 갑자기 이야기를 하고

옷가게에 갔는데 주인 분과 갑자기 사적인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엄마가 어린 마음에 너무 싫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항상 그렇게 말 좀 걸지 말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엄마는 내 성격이 유별나고 예민하다고 말을 했었다.

엄마와 나의 성격은 정반대였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 와~ 나와 똑같다"라고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고,

" 어 이 정도는 아닌데? "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다.

나와 비슷한 성격의 모습을 보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공감과 위로가 되었고,

그림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체라서 더 재미있게 읽었다.


이상 MBTI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만난 책 리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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