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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진양 Jul 06. 2019

잃어버리고 깨닫게 되는

한 동안 일이 많아서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

일이 다 마무리되고 시간의 여유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오랜만에 서울시립미술관에 가서 미술전시회 구경도 하고 주변도 둘러보며 이곳저곳 목적지 없이 걷다가 구경하고 싶은 곳은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마음껏 만끽했다.


그렇게 즐겁게 걷다 보니 어느새 충정로까지 와있었더. 너무 더운 날씨에 정신없이 걷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지쳐있었다. 근처 카페가 눈에 들어왔고 잠깐쉬어가기 위해 들어갔다.

카페 안에는  딱 점심시간에 걸려 사람이 매우 많고 소란스러워 정신이 없었다.


힘들게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고 한 숨 돌리며,

어제 완성하지 못한 그림도 그리고 오늘 하루도 기록할 겸 글도 쓰고

사진도 정리하고 나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집중 하다가 시계를 바라보니 아이들이 올 시간이 되어서 짐을 부랴부랴 챙겨서 나왔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내가 타야할 버스도 마침 도착해있어서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하루가 매우 만족스럽게 끝났다고 생각할 무렵 , 저녁에 아이패드를 들고 책상에 앉았는데

어?? 이상하다 늘 아이패드와 같이 있던 아이패드 펜슬이 안 보인다.

아이패드를 넣고 다니던 가방 안에 있겠지 하고 , 살짝 긴장된 마음으로 찾아봤는데

어?? 보이질 않는다.

큰일 났다 싶다.

오늘 들고나간 가방에 있겠지 싶어 가방 안에도 구석구석 찾아본다.

역시나 없다.


마지막 희망, 내가 제일 마지막에 펜슬을 썼던 충정로 카페를 검색해서 매장에 전화를 걸었다.

혹시 내가 그곳에 놓고  왔을 수도 있기 때문에 , 분신 물 들어온 건 없는지, 청소하다 하얀색 펜슬 발견한 건 없는지 떨리는 마음으로 물어보았다.  

잠시 직원이 기다리라는 말에 조금의 희망이라도 걸어보며 기다리는데 가슴이 두근 두근 ...


잠시 후 돌아온 직원의 말, 안타깝게도 없다고 한다.

하.... 이제 정말 포기할 시점이다.

늘 그림을 그리고 펜슬을 넣어두는 곳에 같이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도 도대체 어디에서 잃어버린 건지 알 수가 없다.


매번 가지고 다닐 땐 소중함을 몰랐는데

없어지고 나니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지고 , 유독 그림이 더 그리고 싶어 진다.


속으로 ‘난 똥 멍청이야’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른다.

원래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이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려고 늘 신경을 쓰는데....

그래서 요즘엔 잘 잃어버리지도 않고 야무지게 잘 챙긴다고 생각했었는데 , 가장 아끼는 걸 잃어버리다니...


이럴 땐 그냥..

잊어야지...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내가 그때 왜 잘 챙기지 않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이럴 땐 그냥 빨리 잊고 다른 일 에 집중하는 것이 나에게 이로울 테니 말이다.


그런데 , 다이소 터치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이 순간...




오늘따라 유독 너...
펜슬아 네가 보고 싶구나....
그림: 미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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