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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감 Feb 12. 2024

 외할머니의 손

표지사진 :https://unsplash.com


어려서 외할머니 손 등을 보면 굵은 핏줄이 울퉁불퉁 지나가고, 손바닥을 비비면 거칠어서 어석어석 소리가 났다. 


외할머니가 뻬빠(사포) 같은 손바닥으로 슬슬 내 등을 쓸어내리면 시원했다. 등어리 긁어주면 말 안 듣는다고 두어 번 슥삭하고 떠밀 때는 아쉬웠다. 


만져봤지만 잡아본 적이 없는 외할머니의 손,


이제 보니 내 손이 외할머니의 그 손을 닮아간다. 손등은 거뭇해지고 손바닥은 늙은 오이 껍질마냥 허옇게 잔금이 갔다. 


따져보니 지금 내 나이가 그때 외할머니보다 많다.




그리고 오늘 내 엄마의 얼굴은 천생 외증조 할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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