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습관이 된 경영자

실패+성찰=성공

by 영감

새로 시도한 사업 전략이 실패했다. 실패 원인 분석은 하는 둥 마는 둥하고 다음 전략 구상에 들어간다. 실패에 내성이 생기고 습관이 돼버린다.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에도 자랑이나 하고 다니지 성공 요인을 가늠해 보는 노력을 안 한다. 추진팀은 이미 해체되어 실무자는 해외 지사에 나가 있다.




엄청난 자원을 투입해서(= 여러 사람 들볶아 가며) 수립한 전략을 끝났자마자 사후 분석도 없이 라운드 화일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 건 아깝다. 전략은 끝나고 나서 결산을 해보는 것이(가끔은 아프지만) 전략 성과만큼이나 영양가가 있(회사 문을 내일 닫을 거 아니면). 성패에 관계없이 그 경과와 결과를 차분히 복기하면서 잘한 게 무어고, 위기는 언제였는데 어떻게 극복했고, 아쉽게 놓친 건 무언지를 분석 해서 기록에 남기면 회사의 자산이 된다. 잘잘못을 묻자는 게 아니다. 단계별로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등을 상정해 보며, 실패로부터 배우거나 성공의 노하우를 체계화하자는 거다. 경영자가 관련 실무자들을 오라고 해서 이번에 끝난 전략 프로젝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 보는 것도 의미 있다. '당장 물량은 좀 회복하겠지만 매출액은 그대로이고 브랜드 이미지가 걱정된다. 개인적으로는 별로다...' 등의 ( 본부장이 보고한 것과는 좀 다른 ) 진솔한 평가를 들을 수 있다.




문제

사후 분석에서는 먼저 전략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서 해결했어야 하는 걸림돌들을 (결과적으로) 제대로 짚었는지를 들여다본다. 무슨 일이든지 문제를 정확하게 알면 절반은 해결한 건데 그러려면 능력, 노력 둘 다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다섯 가지 제품군 중에 적자를 내는 한 가지 제품군을 단종하기로 했다 하자. 밑지는 장사를 접고 잘 되는 거에 집중하자는 전략이다. 문제의 적자 제품을 없앴으니 매출은 줄더라도 이익은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반대로 나머지 제품들의 매출까지 덩달아 내려가고 오히려 총이익까지 줄었다. 알고 보니 천덕꾸러기 적자 제품이 구색 상품이 돼서 뒤에서 전체 매출을 밀어주는 효자였다는 것. 없애버리니까 다른 제품마저 덜 나갔다는... 채산성을 따질 때 제품군끼리의 상관관계를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결과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잘못짚어 전략적으로 실패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현상은 인간관계에서도 목격된다. 말썽꾸러기 친구를 함부로 구박하지 말자.)


경쟁업체를 이기려고 파격적인 가격 전략도 써보고 기술 개발에 투자했으나 전자사전, mp3 같은 메이커들은 스마트폰이라는 혁신 제품에 당해 업계 전체가 공멸했다. 호텔, 택시 업계는 에어비앤비와 우버라는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모두 다 해결해야 할 문제로서 경쟁 상대를 잘못짚어 벌어진 실패다. 이런 경영 착시는 제품뿐 아니라 기술, 비즈니스 모델, 심지어 인사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내부 통신

프로세스에서 흔히 보는 전략 사업의 실패 원인은 전사적으로 추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전략 목표가 일상 업무와 충돌하거나 적어도 추가적인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다. 변화에 대한 저항은 일반적이며 전략 수행에 큰 걸림돌이 된다. 전략의 취지가 조직 전반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직원들은 전략이란 말이 붙어 나오는 과제를 '또 시작이구나' 하는 자조적 한숨으로 받아들이며 미루다가 마감 전날 밤 야근하며 날림으로 해치운다. 전략사업의 '열성적인' 추진을 업무 평점에 특별히 반영하기도 하지만 효과는 별로다. 성의 있게 (= 사내 포스터 같은 거 말고, 제발 ) 설득하고, 그리고 ( 직원들의 무한한 충성심에만 의존하는 '요행심'을 버리고 ) 시간적 공간적으로 충분하게 자원을 제공(=일 하게끔) 해 줘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이거 잘되면 괜찮겠는데...) 끌고 가게 하지 않으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난다.



경제성

프로젝트 종료 후에 정성적 분석 이외에 투입 비용을 정산해서 공유하는 것도 해 볼만하다. 전략사업의 준비과정부터 종료 시점까지 들어간 투자, 비용 대비 기대수익을 (냉정하게) 비교해본다. 프로젝트 추진 자체의 경제성을 보자는 거다. 이때 반드시 (각종 웍샾. 회의. 추가 업무에 동원된 ) 인건비와 이거 하느라고 중단하고 포기한 건들의 기회비용까지 포함시킨다. 둘러앉아 프로젝트의 손익 계산서를 들여다보면서 함께 본전 생각을 하고 나면 다음 전략 사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좀 달라진다.




전략은 미래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이다. 변화를 향해서 가는 도중에 만날 장애물을 정확하게 예견하고 치워버리는 경영자의 예리한 눈, 변화에 대한 저항을 무릅쓰고 앞에서 들고뛸 수 있는 경영자의 용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상 성찰하는 경영자의 자세가 요구된다.


군자종일건건 석척약 여무구 君子 終日乾乾 夕惕若 厲无咎 : 군자가 종일토록 그침없이 힘쓰며 저녁이 되어도 두려운 듯이 하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 : 주역周易·건괘乾卦 / 낭송주역 ( 고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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