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공사 중
가게는 데크 셀프 시공 중이다.
이틀을 작업했다.
남편은 나무, 철을 가리지 않고 자를 수 있다.
용접을 하고 철거도 한다.
고등학생 큰 아들, 중학생 둘째 아들이 불려 나왔다.
명절에 한 번씩 얼굴을 보는 아주버님도 나왔다.
나까지 우리 마당이 북적였다.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도 하나 둘 구경하고 갔다.
어느 사람은 파이프에 박히는 피스를 얻어 갔고
옆집 할머니는 남은 나무 쪼가리를 얻을 수 있냐 물었다.
사람은 많았으나 작업은 느렸다.
비가 쏟아져서 작업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마당에 펼쳐놓은 나무는 다 없앴다.
비 소식이 쭉 있다.
데크 공사 마무리를 못했다.
조각 나무를 더 붙여야 하고
피스를 더 박아야 하고
오일스텐을 더 발라야 한다.
색칠은 내 담당이었는데
그래도 데크의 반은 칠했다.
칠한 다음 바로 비가 와서 문제다.
다시 칠해야 한다.
반은 안 칠했다.
비는 다음 주 수요일까지도 예보되어 있다.
비 맞은 자연 나무색과 비 맞은 오일스텐 갈색 중 어느 것이 더 나은 줄 모르겠다.
반반 색 데크가 눈에 확 띈다.
대략 난감하다.
그래도 안전하게 피스 마감까지는 그럭저럭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무 조각도 잘라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그 작업을 하려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일기 예보를 확인하고
한탄하고 고민하고 체념한다.
비가 그치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추석이다.
전은 안 부쳤다.
나무를 자르고 붙여다.
쇠를 자르고 붙였다.
차려주는 밥을 먹었다.
평소에도 아이들을 챙겨주는 어머님과 시누이인데,
큰집 식구들까지 대식구 밥을 차리는 아이들 고모에게 미안하기 이를 데 없었다.
나는 붓질 좀 했다고 비빔밥 비빌 힘도 없었다.
약국에 가야 한다고 성화를 부렸다.
미완성의 반반 데크를 만들어 놓고 내리는 비를 보며
근심이 한가득인 우리 부부는
빗줄기가 약해질 틈을 기다리고 있다.
공사는 하늘이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가족의 배려가 있어서 가능했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가족들은 함께 비가 그치기를 빌어주었다.
아픈 허리, 팔, 다리를 걱정해 주었다.
어설픈 셀프 시공을 타박하지 않고 격려해 주었다.
추석날 모인 가족의 절반이 공사 마당에 참여했지만 불평은 없었다.
대가족의 떡과 과일을 공사 현장으로 날라주셨다.
삼시세끼 밥도 주셨다.
아침에 힘들다고 밥 하지 말고 눈곱만 떼고 시댁에 오라고 하셨다.
나는 미안함 보다 감사를 마음에 담았다.
마음에 차곡차곡 쟁여놔야지.
나는 복 받은 며느리다.
그런데도 힘들다 골골 거리는 철딱서니 없는 며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