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그들이 선택한 야식은 구운 닭이다.
야간 자전거 삼 일째 3인의 남자는 3인의 가족을 뿌리치고 야밤을 틈타 떠나갔다. 형 둘과 아빠를 떠나보내는 달복이는 거실 창문에 달라붙어 속으로 처량하게 울어댔다. 한여름 밤 매미의 울음소리와 같이 구슬펐다.
“어머니 저는 죽기 전에 아빠, 엄마랑 자전거를 타는 게 소원입니다. “
4학년 달복이는 잠이 들며 힘주어 말했다.
‘죽기 전에 소원이라는데 천천히 이루자꾸나. 지금은 너무 어둡고 모기도 많고 너무 덥잖니.’
30도가 훌쩍 넘어가는 열대야의 날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잠시 후 들려오는 핸드폰 알람소리에 문자를 확인하니 아빠에게 이런 사진이 와 있다.
얼마나 즐거운 표정들인지 아이들 얼굴이 폈다 폈어. 아빠랑 셋이서만 좋겠다. 어두운 길 자전거 불을 밝히고 시골길에서 해변길을 따라 1시간을 가서 찾은 간식이다. 운동하러 나가서 차마 튀긴 닭은 먹지 못하고 오븐에 구운 닭으로 엄선해서 골랐다는 닭이다. 차마 달복이에게는 웃음 가득한 형들의 사진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그래 늬들 입만 입이다. 배도 부르고 더워서 문 밖으로는 나가기도 싫었지만 그래도 삼인의 사이에 끼고 싶은 엄마 마음.
39도를 넘나드는 막내 복실이를 안고, 홀로 남은 남자 어린이 달복이도 안고 잠이 들었다.
꼬마들이 할머니 집에서 자는 날 나도 같이 자전거 야행을 하자고 한다. 내 자전거 바퀴는 18인치. 그들의 바퀴는 27.5인치 이상이다. 남편은 첫날 자전거 야행을 나갔다 자신의 18인치 바퀴를 탓하며 28인치 자전거를 주문했다. 28인치를 바퀴를 타고 10대 청소년 아들들보다 더 빠르게 날아다녔다고 한다. 작은 바퀴는 큰 바퀴 한 번 굴릴 때 발을 두 번 굴러야 한다면서 내 작은 바퀴 자전거를 끌고 같이 가자고 한다. 시속 20킬로미터로 달릴 수 있겠냐며... 가자는 것인지 계속 나는 빼고 간다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지만 작은 바퀴라도 끌도 뒤따라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가려면 복실이 감기가 다 나아야 할 텐데. 한 주간 열심히 간호를 하여 저 닭을 먹고야 말리라.
야간 닭집은 아이들이 낮 동안 검색하여 미리 물색한 곳인데 11시, 12시 영업시간 종료인 경우도 있고 경포 해변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영업시간이 늘어난다. 1시까지 영업이면서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구운 닭 파는 곳을 찾아 3인의 남자는 야행을 즐기었다. 야밤에 뭣하는 것인지. 그들은 운동이라고 하는데 청소년의 일탈과도 같은 야간 비행 그 속에 아빠가 끼어 있다.
지난밤 왕복 2시간 30분 자전거를 타고선 장비를 더 구비해야겠단다. 그리하여 쫄쫄이 바지를 하루 종일 검색한다. 그는 한 달 동안 5킬로그램 감량에 들어갔다. 과연 찜통더위 속에서 육수를 빼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자전거 야행을 떠날 것인가. 주머니에 늘 이만 원을 챙기던데 먹으면 말짱 도루묵일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