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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Aug 19. 2024

게임 시간아 늘어나라 늘어나라

“어머니 제가 핸드폰 사용을 줄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핸드폰을 안 가지고 나왔습니다. ”


“핸드폰을 깜빡하고 안 챙겼겠지. ”


“어머니 일부러 안 챙긴 겁니다. ”


“충전을 깜빡하고 못 했나 보지? ”


‘엄마는 귀신인가 봐. ‘


“어머니 아닙니다. 오늘부터 핸드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어젯밤에 핸드폰 충전을 안 한 겁니다.”



핸드폰을 안 챙기니 심심해요. 웹툰도 못 보고 쇼츠도 못 보고, 유튜브도 없어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게임기가 있고 유튜브가 나오는 커다란 화면이 있어요. 핸드폰을 못 챙겼으니 게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겠어요.


그런데 엄마는 핸드폰 사용을 줄이겠다고 말하니 그럼 게임 시간도 좀 조절을 해 보랍니다. 하루 몇 시간을 하면 좋을까 물어봅니다.


종일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2시간이라고 말했어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는 엄마. 뭔가 시간 흥정이 잘못된 걸 바로 알았죠. 그래서 4시간을 말하니 엄마는 4시간은 너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게임 시간은 3시간이 되었어요.


엄마는 저 마음대로 시간을 잘 쪼개서 써보라고 합니다. 마음대로 하라는 엄마의 말에 이리저리 궁리하다 1시간씩 나눠 쓰기로 마음먹었어요. 점심 먹기 전에 1시간을 쓰고, 복실이 학원 갔을 때 30분을 쓰고, 복실이가 돌아왔을 때 40분을 같이 썼어요. 이제 50분이 남았어요.


시간아 늘어나라. 늘어나라.


시간이 대답이 없어요. 그래서 복실이에게 말했지요. 오빠가 이제 게임 시간이 50분 밖에 안 남았어. 너랑 게임을 50분 밖에 못해줘. 네게 있는 시간을 오빠에게 10분만 줄래?


과연 게임 시간 10분을 더 벌 수 있을까요?





게임을 함께하고 싶은 복실이는 오빠의 게임시간 10분을 벌어주기 위해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오빠의 조종을 받은 복실이의 애절하고도 구구절절한 설명을 듣고 엄마는 고민했다. 복실이도 엄마가 10분을 허락해 줄지 안 해 줄지 무척 궁금했다.


달복이는 세상모르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


10분을 허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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