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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Oct 06. 2024

중학생도 만드는 하우스 아이스라떼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남편이 복이에게 커피를 부탁했다. 드립백 하나를 뜯어 머그컵에 걸치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아빠에게 배운 대로 저울 위에 컵을 놓고 정해진 물의 양을 맞춰 붓기 위해 노력한다. 남편은 복이가 내려주는 커피가 늘 맛있다고 그런다. 아빠 먼저 한 잔 주고 다음은 엄마 꺼. 엄마는 물을 한가득 부어 연하게 마신다. 머그컵 가득 채워야 커피 마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엄마도 한 잔 준비해 주고 이번엔 자신의 커피를 탄다. 아빠 우유 넣으면 맛있어요? 라떼를 어떻게 해 먹으려고? 조용히 만들어온 희멀건 하우스 라떼, 물양 아니 우유 양이 한강이다. 엄청 맛있다는데 한 모금 맛이나 볼까?


엄청 맛있다. 최고! 레시피 좀 보내봐.

레시피를 보내랬더니 문자에 유튜브 채널을 링크해 준다. 빠른 재생이라 정신이 없다. 말을 알아듣기 힘들다. 레시피 스크린 샷을 했는데 영상이 넘어가 버린다.


“엄마는 이런 거 보기 힘들다. 그냥 문자로 정리해서 보고해 주면 안 될까? ”

“큰 소리로 틀어놓고 들으면 돼. ”

“우유 얼마 넣었어? ”

“200 ”

“커피는 몇 봉? ”

“2 개. ”


레시피
뜨거운 물에 믹스 커피 두 봉을 녹이고 얼음을 가득 넣은 다음 우유 200을 붓는다.

이렇게 정리를 해서 보내주면 좀 좋을까. 세심하게 배려심 있게 몰라?


정신없는 레시피였지만 맛이 좋다. 부드럽다.

중학생 어린이도 손쉽게

집에서 만들어 먹는 아이스라떼.


그런데 복아 너 9시 넘었는데 커피 먹어도 되냐?

라떼는 말이야 부모님이 머리 나빠진다고 커피 못 마시게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너도나도 마신다.

평소에도 걱정되는데 야밤에 이래도 될까?

아이들 카페인 중독이 심각하다는데 믹스 커피는 엄마만 먹게 안 보이는 곳에 숨겨둘까 보다.

집에서 혼자만 아이스라떼를 만들어 먹으려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라떼를 안 좋아한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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