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상부터 두세 시간씩 등받이도 없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다.
하루 종일 생각을 한다.
때로는 책 내용
때로는 회색 바닥
때로는 후드에 바람 휘몰아치는 소리
감나무에 막 올라오는 연둣빛 잎새
마당을 가로질러 다니면서도 풀들에게 애정을 쏟고
계단을 오르면서 보이는 창문 속 하늘을 감상하고
아이스아메리카노 샷이 얼음을 통과해 물로 빨려 들어가는 광경을 한참 신기하게 쳐다보고 머릿속에 박아 넣는다.
세상 몇 개를 뇌 속에 넣고 사는 듯한 요즘.
나 왜 이러는 거지?
하루 종일 오감과 생각 사이에서 배회하고 있는 듯한 나.
나 한가한 사람이 아닌데. 나는 네 아이의 엄마이고, 12시간 풀근무를 하는 일하는 사람이다. 결코 시간이 남아 돌아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닌데. 나는 왜 쓰고 있는 거지? 일기 같은 글을 써서 뭐 하게? 글 쓰기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흔들린다. 우선은 나를 알아가자.
이상한 댓글을 받고서 더욱 글쓰기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무엇을 위해 세상을 발견하기를 원하는가. 이 몽롱한 기분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답을 얻을 때까지,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들 때마다 이곳에 적으려고 한다. 쓰다 보면 답이 나오겠지.
고양이가 던져주고 간 질문의 무게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