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들의 커다란 빨래가 유난히 많았던 날이다. 복이 복동이가 모두 나와 빨래를 개야 했다. 퇴근하는 차 안에서 미리 빨래를 개자고 이야기했다. 큰 아이 둘이 빨래를 척척 개니 자리가 금방 났다. 아이들이 참 많이도 컸다.
옷걸이에 걸어야 할 것은 복이가 치우고, 아빠 옷은 복동이가 서랍장에 넣었다. 바닥에 쌓인 옷이 순식간에 없어졌다. 녀석들 빠릿빠릿하다.
내가 빨래를 안 개고 다시 쌓아두면 다시 소파가 장롱이 될까? 중심을 잡는 지휘자의 위치가 중요하다. 내가 빨래 정리를 포기한다면 누가 나서서 소파를 비울 것인가. 가족 누구든 그저 빨래를 깔고 앉거나 밀고 앉거나 할 테다. 아이들도 옷을 개야 하는 걸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날까지 소파 비우기, 빨래로 쌓인 태산을 옮기기는 계속된다.
밤 운동으로 아침 기상이 늦어지면서 새벽에 빨래를 한 번씩 못 돌리니 다시 베란다 빨래터에 빨래가 쌓이고 있다. 오랜만에 아침의 소파가 텅 비었다.
늦잠은 자면 늦게 일어난다.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난다.
정해진 수면의 양이 있나 보다.
세탁실에 빨래가 쌓이면 소파 위의 빨래는 줄어든다.
소파 위에 빨래가 쌓이면 세탁실의 빨래가 줄어든다.
벗어놓는 빨래가 꾸준히 나오니 그렇다.
그냥 소파 자리에 무한 장롱 하나를 놓으면 좋았을 것을.
누가 무한 장롱, 서랍장을 만드실 분 없나요? 산타 할아버지 주머니같이 신기방기한 것으로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