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캠핑에 도전하는 캠핑 초보들의 팀캠
당일철수 캠핑 이후에 아이의 방학과 나의 해외워크숍 등으로 한 달가량이 흘러..
동생네와 함께 잡아두었던 2박 3일간의 팀캠을 하러 가평 캠프올모로 갔다.
올모는 5성급 캠핑장으로 유명하고 작은 계곡을 끼고 있으며, 사이트 한가운데에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모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1인 화장실/1인 샤워실을 갖춘 대단히 선진적인 캠핑장.
나는 개인적으로는 목욕탕도 싫어하는 편이라 여러 사람이 함께 씻는 샤워실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물론 지금은 캠퍼가 다되어서 어디든 괜찮지만) 그 덕에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곳이기도 하다.
한 달 전 문자로 선착순 예약을 받는데 3팀이상의 팀캠은 받아주지 않으시고, 팀캠 사이트는 TA/TB 두 군데로 받아주시는데 나와 남편, 동생과 올케가 동시에 문자를 보내서 선착순에 들어간 건 올케였다ㅎㅎ
설레는 마음으로 캠핑을 준비해서 캠핑장에서 만났다.
동생네의 노스피크 소이밀크 에어텐트와 우리 제드 텐트 + 타프까지 베이지 면타프로 쳐두니 감성이 장난 아니었다. 이런 맛에 사이트 구축 하는 거잖아?ㅋㅋ
8월 한가운데에서의 캠핑은 생각보다 더웠지만 1인 1선풍기와 계곡치트키로 버틸만한 시간들이었고 저녁에는 제법 선선했던 기억이 난다. 벌레가 무서운 하계캠핑이지만 모기향과 전기모기채와 함께라면 두려울게 었었다. 물론, 우리 딸내미들은 벌레가 나타날 때마다 신나게 소리를 질러댔지만..
"우리가 벌레가 사는 밖으로 나온 거지, 벌레가 우리 집으로 들어온 게 아니니까 놀랄게 아니야"라고 달래며..
아이들은 신나게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비눗방울 만들기도 하고, 삼촌과 내려가서 물놀이도 하면서 여름을 제대로 즐기고 있었고 열심히 움직인 덕에 입맛이 돌았는지 밥도 야무지게 잘 먹어주었다. 우리도 두런두런 모여 앉아 맥주 한잔씩 하며 사는 이야기 지내는 이야기 나누고, 아이들 애교에, 웃음소리에 함께 즐거워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동생네는 아이가 2명이었고+임산부가 함께하는 캠핑이었는데 캠핑장이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보니 지내는 데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여기서 반전은..ㅎ
처음에 올모에서 체크아웃을 하고서는 다시 여기를 갈 수 있을까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워낙에나 깔끔하게 유지되는 캠핑장이기도 하고 캠장님과 사모님이 상시로 사이트와 관리실을 돌아다니시는데 뭔가 약간 감시? 아닌 감시를 당한 기분이었달까? 화장실, 샤워실에서도 신발이 밖에 잘 놓여있어야 사용 중이란 의미다 보니 실수로 신발을 신고 들어가면 문이 철컹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하기도 했고ㅎ
그럼에도 시설면에서나 관리면에서나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캠핑장이었어서, 우리의 최애 캠핑장으로 등극하게 되는데, 몇 번의 1박 2일 캠핑을 지낸 것도 부족해 겨울장박을 올모에서 도전하게 되었다. 장박 이야기는 차차 이야기를 풀어가기로 하고..
캠핑도, 캠핑장도 내게는 참 반전이 많다.
캠핑처럼 번잡스럽고 불편한 취미를 즐기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고, 첫인상이 단번에 유쾌하진 않았던 캠핑장을 최애로 꼽게 될 줄도 몰랐다. 캠핑을 시작하고는 의외의, 예외의 상황들이 참 많이 벌어지는데 그역 시도 재밌게 느껴지는 건 아직도 캠핑콩깍지가 안 벗겨져서일까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