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엄마는 내가 아나운서가 되길 바라셨다.
늘 내가 하고싶은것을 지지해주셨지만 언젠가 초등학교때 한번은 장래희망란에 자녀인 나 본인은 화가라고 적었고 부모인 엄마는 아나운서라고 적은적이 있었다.
엄마는 내가 커서 아나운서가 되길 바라는 그 이유로 나중에 우리 딸이 커서 엄마랑 떨어져 살더라도 밤 9시만 되면 티비로 예쁜 내딸을 볼 수 있지 않겠냐며_ 그래서 그렇게 매일매일 나를 만나는것 같을테니 내가 아나운서가되서 그렇게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때의 어린 나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프로그램인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가 썩 좋아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엄마의 바램을 고스란히 접어두었었다. 그러다 대학생이 되어 엄마와 떨어져 있던 그 어느날 엄마의 그때 그 바램이 참 애달프도록 마음쓰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서서히 엄마의 곁에서 멀어져 갔었다.
매일 9시에 얼굴도 보여주지 못했고 연락도 자주 안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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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또 딸을 낳고 엄마가 나를 돕기 위해 오셨을때 아침뉴스를 보고있던 오여사님은 이내 얼굴을 돌려 은유를 바라보며 그 바램을 또 내비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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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쁜 은유는 커서 저기나오는 저 아나운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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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뒤에서 듣던 나는 생각했다.
우리엄마 꿈이 아나운서 였구나. 저기 저 자리에 엄마가 어쩌면 그토록 앉고싶었을지 모르겠구나. 그렇게 오래도록 뉴스를 볼때마다 엄마는 참 아쉬웠을지도 모르겠구나. 꿈 한번 펼치지못한 엄마의 바램이 참 마음쓰인다. 엄마는 저렇게 멋진 여성이 되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어떻게해서든 매일 매일 외할머니에게 자신을 보여주고 그렇게 안부를 전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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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나는 은유가 아나운서가 되면 매일 내 아이를 티비로 보며 너의 안부를 확인하고 싶다. 평생 너를 내곁에 두지 않을테고 그러지도 못할테지만 내가 볼 수 있는곳에서 있어준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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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9시뉴스가 사라졌지만
아무리 그래도 매일저녁 메인뉴스 앵커자리는 치열할테니 _
아침뉴스도 좋고 정오뉴스도 좋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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