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하히라의 한중록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불편한 것보다는 낫다.
난 그런 식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다시 정겹게 지내고 싶다고 연락을 취한 건 아니었다. 그저 내 불편함을 털어내고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한데 내 마음은 전달도 되지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모르겠다- 싶었다.
내가 괜한 짓을 했나 싶었다.
잘못은 한쪽에서만 한 것은 아니었는데 다른 이는 뻔히 지내는 그 모습에
나는 그 애가 자꾸만 생각이 났고, 그런 그 애를 등지고 있는 나 자신이 싫고 불편하고 찝찝했다.
오해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걸 구구절절하게 육하원칙을 들어가며 설명하고 풀어낸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의 정도와 이해를 시키고 싶었다.
그리고 그저 잘 지내는지_ 그리고 앞으로 잘 지내오라고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내가 꺼림칙해서 내민 손은 그마저도 참 안쓰럽게 뭣도 되지 못하였다. 복잡하고 미묘한 그 사이의 여러 감정들 안에서 결국 너만 나가떨어져 있었다. 나는 그게 그토록 신경이 쓰여 몇 년 만에 액션을 취했고 너는 내게 냉랭하기만 했다.
당연한 결과 이건만 좋은 마음을 열어낸 내게 이러는 네가 참 미웠다.
어떤 생각으로 취한 연락이었는데 끊어버리는 그 매정한 전자음이 띠링 날 파고들었다.
고맙다. 그리 말해주어서 _
그래도 그땐 너도 나도 참 미웠던것 같다.
그랬으니 오해가 쌓였을 테고
그럼에도 우리의 세월들이 모여있었기에 이해라는 시간을 가져보려 하려하는 것 같다.
그뒤 우리는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나는 결혼을 했고 아기를 낳았다는 말을 했고
너는 남친이 생겼으며 그는 연하라는 말에 나는 호탕하게 웃어댔다.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