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하히라의 한중록
나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건 참 이해하기 힘들다. 그 뇌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분명 네 라고 말했건만 뭐 ?! 라고 받아들인다. 그래 놓고 내 말을 다 씹어 자신만의 덩어리 속에서 이리 꼬고 저리 꼬아 내게 확인시킨다. 네가 이러지 않았느냐고 _
그저 우위에 있는 사람이 강요하고 날선반응을 나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그러려니 넘어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왜 저렇게 꼬여먹었나, 내게 꼭 이래야만 하나, 그래서_ 나와 상관없는 당신 힘듦을 굳이 내가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야 하나 싶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나는 당신에게 내 힘듦의 그 어떤 순간에도 굳이 그 모든 것들을 들먹이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그걸 가지고 당신이 알아주길 이해하길 뭣도 바란 적도 없는데 상대는 여간 당연히 여긴다.
그런 사람이 말했다.
세상에 별사람 다 있다고,
참 별나다고_
그리고 다른 상대에게 말할 때 어투에 신경 쓰라고,
그렇게 바로 어제 당신 입에서 내뱉은 말이다.
다른 이의 말투를 지적할 만큼 교양 있는 척을 다 해댈 때는 몰랐는데 오늘 와 보니 그자는 자신의 언행은 되짚어보지 않고 있다. 누군가가 자신의 것을 함부로 쓰는 것은 욕하고 짚 밟아 마땅한데 본인이 남의 것을 복사해 쓸 때는 그 어떤 정당성이나 이유를 혼자 생각해 당당히 내밀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