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나의 앵기맨,
나의 남편이 내가 쓴 글을 보았노라 말문을 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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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쓰는 글엔 관심이 없다. 아니, 없었다. 인스타에 끄적이는 글도 읽지 않기 위해 애쓰며 눈길을 피했으니 블로그나 브런치에 써놓은 글을 그가 볼리가 만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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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내글을 정독했다고 한다.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싶다고 나혼자 야심차게 선언하고 최근 수익형 블로그에 열을 올리는 내 모습을 보며 자신이 돈을 더 벌어오겠다며 그딴 고생과 시간에 투자하지 말라던 그는 내가 하는 모든 일을 응원은 했지만 어쩐지 실상을 잘 들여다 보진 않았다.
그런 그는, 그래도 내가 드디어 수익의 승인을 받았으니 당신의 아내이자 가족이 올린 게시된 글을 한동안 체류하고 있다면 내게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던 나의 바램과 부탁만은 헛듣진 않고 이래저리 타고 타고 들어가다 우리가 연인이었던, 내가 당신의 여자친구이었던 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며 쓴 글을 보고 먹먹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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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대해 더 알게되었고
자신의 아내라는 나라는 사람의 내 마음을 엿보고 헤아릴 수 있음에 ,
그리고 익명의 사람들이 공감해 줌에,
그 어떤 솔직함을 활자로 쓸 수 있는 사차산업시대의 인터넷이라는 그 넓은 바다를 칭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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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남편놈아.
내가 이렇게 시간낭비 할만 하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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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록하고 기억나는 모든 걸 써놓고 그렇게 기록하는 기억들을 모아놓으니 나는 왜인지 뿌듯하고 시간을 모은 것만 같고 뭔가 모를 데이터 부자인 것만 같다. 물론 아직 멀었다. 끄적여 놓은걸 퇴고하고 올리고 또 그 와중에 문뜩문뜩 생각나는 모든 걸 적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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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한동안은 또 그렇게도 내 글을 읽지 않을 당신이, 그 언젠간 또 그 어느날 내가 써놓은 어떤 글을 보게 됬을때 나라는 사람을 격양될만큼 위대하게 느끼게 해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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