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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히 라 Jun 24. 2021

출산의 과정

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원초적 출산



출산의 과정은 원초적이었다.


왜 우리나라 성교육은 이런걸 가르켜주지 않았을까 ? 내가 가정과 교련시간에 잠만 잤기에 이 모든것을 모르고 있었던것은 결코아닐것이다. 이것은 아기엄마가 아니라면 정말 끝까지 모를 일이었다.


시도때도없이 아들 딸 이야기하던 사람들도 이쁜자식 자랑만 해왔지 그 아이를 낳느라 그리고 키우느라 힘들었던 것들을 왜 알려주지 않았던 것인지 나는 그들에게 따져 묻고싶다.


아이를 잉태하면 힘들다 - 라는 포괄적인 대사말고 자신이 겪은 호르몬의 변화나 출산시 고통스러웠던 내진과 진통 그리고 산후 몸조리과정을 적날하게 알려준 이는 이세상에 그 누구도 없었다. 나의 엄마도 임신을 한 나를 축하해주었고 애 낳는것에 대한 고통은 알려주지 않으니 그 누가 알려주었겠는가 ,


아이를 가지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수백번 들어왔지만, 엄마는 너는 나닮아서 입덧도 수월할꺼야 , 라는 말로 임신이란 힘들지만 나에게 할만할것이다 - 라는 늬앙스를 풍겨왔다. 그렇다. 나는 입덧도 별로없었고 배도 엄청 나오지 않아 돌이켜보면 행복하고 기대감이 가득했던 임신기간을 보냈다. 헌데 출산은 달랐다.


하늘이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을 사람들에게 알맞게 배분한다면 나에게는 임신과정은 수월하게 그리고 출산은 극한고통을 주신것이 분명했다. 그래, 세상은 공평한 법이었다. 하루가 지나고 또 반나절마저 더 지나가도록 아가의 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출산하는 산모보다 아이가 6만배는 더 아프다는 말을 들었던지라 왠만하면 무통주사는 참아야지 , 이겨내야지 , 했지만 정신줄을 놓은 나는 무통 안가져오냐고 !! 앵기신랑에게 소위 지랄발광을 했고 작은 터치에도 신경질을 냈다.




그렇게 극도로 예민한 시간을 밥한끼먹지않고 견뎌내고 있었다. 서른시간이 넘어가던 시점에 있는 고통을 참아내고 있는 내게 분만실선생님은 “설마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지 ? 힘 더 줘야지” 라는 말을 내뱉었다. 진짜 죽을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건만 _ 모였던 선생님들이 안되겠다며 다른분만실부터 다녀와야 될것 같다고 나를 떠나려할때 나는 그들을 붙잡고 매달렸다. “저 할수있어요 ! 진짜 잘할게요. 가지마세요.” 라고 애걸하며 이 고통이 한두시간 더 길어지는것을 막으려 했었다. 헌데 냉정한 의료진들은 나와 신랑을 남겨놓고 떠나버렸고 나는 결코 이틀째 밤까지는 분만실에서 보내고 싶지않아 그 누구도 대신해주지않는 내 앞에 놓인 일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분만실 사람들은 도와주는것이고 아가는 내가 낳는것이라는 기정사실화되어있었던 출산을 정신줄을 붙잡고 싸워냈다. 다시 돌아온 의료진들 사이에서 이번이 정말 마지막으로 도와주는거라고 몇번을 호되게 몰아치던 조산사가 뭔가 결심한듯한 제스쳐를보이자 분만실 침대가 트렌스포머로 변화였다.


그래 맞았다. 진짜 그게 실제 분만의 마지막 침대모습이었다. 나는 정신이 내몸을 떠날만큼 힘을 다시 한번 냈고 나의 작은아가는 더 힘을 내어 세상에 나왔다. 가슴에 뜨거운 것이 놓여졌을때 내게는 눈물따위 흘러내릴 여유가 없었다. 대신 눈물콧물범벅이 되어 훌쩍거리면서도 그 순간을 휴대폰사진기로 기록하던 앵기신랑이 옆에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낳은 자식인데 안이쁠리가 있을까. 어디에서도 어딜가서도 내 아이 이야기만 하게 되는건 당연한것같다. 극한고통을 견뎌 나온 아가가 세상의 전부가 되는 시작이 엄마아빠가 되는 첫걸음일것이다.


다만 나는 앞으로 엄마가 되고싶어하는 이들에게 출산의 고통을 적날하게 알려주고 싶다.


아마 그렇게 알려준다한들 부모가 되기로 결심한 이들은 아마 포기하지않을것이다. 인간이란 그런존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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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신생아실로 옮겨지고 이성을 되찾았을때 나는 앵기신랑에게 말했다. 우리딸은 결혼은 하더라도 임신은 안했으면 좋겠다고_ 이고통 내딸에게 물려주고싶지 않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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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낳은지_

그 극한고통을 지나온지 벌써 백일이 되었다.

절대 잊지못할것 같던 아픔이 조금은 사라지듯 잊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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