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진돌
경비아저씨와 함께 지내던 진돌이는
성견이 되면서 회사 주차장 한편에 독립된 사무실을 하사 받았다.
“진돌아, 승진했네.”
책상 한 칸 겨우 들어가는 내 파티션과 비교하면 대궐이나 다름없는 공간이었다.
부럽다.
진돌이는 몰랐겠지만, 회사에서 말하는 승진은 대개 혼자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이유 없는 배려는 아니었다.
얼마 전, 밥을 주던 경비아저씨의 손을 향한 입질 사건이 있었다.
피를 본 사고였다.
경비아저씨는 “개가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지만,
진돌이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김이사 님은 달랐다.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곧장 윗선에 보고가 올라갔다.
진돌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
그리고 감소하는 생산성에 대한 아주 진지한 보고였다.
직원들이 개 구경을 하느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내용과,
사료값, 예방접종비, 관리 비용까지 가지런히 테이블 위에 올랐다.
산책을 시킬 수 없어 거대하게 지어진 진돌이의 집은
‘사무실’이라 쓰고 ‘감옥’이라 읽는 구조물이 되어 있었다.
경비아저씨도, 이주임도 그 앞에서는 힘이 없었다.
일단, 잘 넘어가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아저씨, 진돌이는 어떻게 됐어요?”
점심시간이 시작되고 십 분쯤 지났을 때였다.
밥을 위장에 밀어 넣고 온 건지 이주임이 나타났다.
“일단은 지켜보자는 걸로 결론 났어.
냄새도 많이 나고,
입질 계속하면 사고 날 수 있다며
김이사가 어찌나 역정을 내는지…”
“진돌이는 왜 아저씨를 물었대요?”
“모르지. 밥 주는데 손을 콱 물더라고.”
이주임은 괜히 자기 손을 내려다봤다.
“스트레스가 많을까요? 짜식, 놀고먹는 것 같은데…”
“갇혀만 있으려니까 답답하겠지.
나야 경비실 지켜야 하고, 산책시킬 사람도 없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럼… 점심시간에 제가 좀 시켜볼까요?”
“이주임이? 안 바뿌나?
맨날 점심도 늦게 먹고 허겁지겁 올라가던데.”
“점심시간은 공식적으로 근무시간은 아니잖아요.”
그렇게 진돌이는 이주임과 점심 산책을 하게 됐다.
회사에서 허락한 범위 안에서, 해보는 작은 반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