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기름진 유혹
멸치 대가리는 훌륭한 애피타이저였다. 하지만 위대한 탐험가의 위장은 금세 다음 목적지를 향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코가 가리킨 곳은 수많은 사람의 발길과 정겨운 소음이 뒤섞인 시장 골목이었다.
골목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내 비강을 습격한 것은, 이전의 흙냄새나 풀 향기와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이건... 이건 범죄다.'
뜨거운 기름 속에서 갓 건져 올려진 생선 살의 고소함, 그 속에 촘촘히 박힌 깻잎의 향긋함, 그리고 은밀하게 섞인 청양고추의 알싸함까지. 냄새만으로도 꼬리가 제멋대로 헬리콥터처럼 돌아가려 했다. 범인은 바로 시장 모퉁이 집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뿜고 있는 수제 어묵 집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어묵 가게 앞에는 노란 앞치마를 두른 아주머니가 화려한 손놀림으로 반죽을 떼어내고 있었다.
"어머, 웬 하얀 강아지네? 너 어디서 왔니?"
아주머니의 목소리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 나는 구걸하러 온 떠돌이 개가 아니다. 자유를 찾아 나선 위엄 있는 진돗개다. 나는 최대한 도도하게, 마치 어묵의 제조 공정을 감시하러 온 품질 검사관 같은 표정을 지으며 가게 앞을 어슬렁거렸다.
입안에서는 이미 침이 홍수처럼 불어나고 있었지만, 혀를 내밀지는 않았다. 위대한 탐험가는 침을 흘리지 않는 법이다. 대신 나는 아주머니의 눈을 3초간 빤히 바라본 뒤, 고개를 45도 각도로 틀어 먼 산을 바라보았다.
'나는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단지 이 기름의 온도가 적절한지 확인 중이다'
절대로 먹고 싶은 게 아니다.
"아유, 녀석 참 잘생겼네. 진돗개인가 봐? 영리하게 생겼어."
아주머니가 웃으며 어묵의 끝부분, 모양이 살짝 덜 예쁘게 잡힌 조각 하나를 떼어냈다. 내 심장이 어묵 반죽보다 더 격렬하게 튀어 올랐다. 아주머니가 그 조각을 종이컵에 담아 내 앞에 내려놓았다.
"자, 하나 먹고 가."
위기가 찾아왔다.
'냉큼 먹을 것인가, 아니면 한 번 더 튕길 것인가.'
나는 잠시 고민하는 척하며 어묵 조각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등을 돌려 다시 반죽을 만지는 순간, 나는 번개 같은 속도로 어묵을 낚아챘다.
'이건 구걸이 아니다. 시장이라는 험난한 정글에서 획득한 전리품이다.'
입안에서 터지는 쫄깃한 식감과 기름진 풍미는 가출 이후 느낀 가장 강렬한 쾌락이었다. 회사에서 주던 딱딱한 사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름의 맛이었다.
뜨거운 유혹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서며, 기름진 입술을 핥았다. 어묵 냄새는 코끝에 오래도록 남아 나를 응원하는 듯했다. 다음 골목에는 또 어떤 맛있는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