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12장

나는 지구에서 죽고 싶다. [은하 대백과사전]

by 하이진

우리는 유한함을 참을 수 없는 존재들인 모양이다.

우주를 향한 갈망도, 이 거대한 서사도 어쩌면 유한함에 대한 반항일지도 모르겠다.

칼 형님의 다정한 마음을 곡해할 생각은 없지만, 어떤 형태로건 영생에 닿고 싶어 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간답게 느껴졌다.

사라질 것을 알기에 기록하고, 그 기록을 우주 밖으로까지 실어 나르며 관종력을 뽐낸다. 이 넓은 코스모스에서 인류는 슈퍼 관종이 아닐까 하는 유쾌한 생각이 들었다.

우주의 먼지이면서도 소중하고, 보잘것없지만 특별한 존재이기에, 칼 형님은 그렇게 인류를 우주로 보내고 싶어 했나 보다.

코스모스를 다 읽어 가다 보니 가장 안타까운 사실이 하나 있었다. 칼 형님이랑 일론 형님이 만났어야 하는데... 물론 화성 가는 것까지만 동의했을 사람들. 그 지난한 과정과 관점의 차이로 피 터지게 싸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주를 향한 집착만큼은 진심인 사람들이라 결국 서로를 사랑하지 않았을까. 이 두 명의 반항아들이 만났다면 어떤 우주를 만났을지 궁금하다.


생각해 보니 일론 형님은 왜 화성에 가고 싶어 하는 거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들 물어본 것 같은데. 테슬라도 화성가나. 스페이스 X는 상장하나. 이런 것만 궁금했을 뿐. 이참에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제미니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 형님은 왜 화성에 가고 싶어 해?

긴 설명이 있었지만, 세 가지로 정리했다.

1.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필요하니까요. (희망을 말하는 건가.)

2. 인류라는 빛이 꺼지지 않게 하려는 겁니다. (칼 형님도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3. 화성에서 죽고 싶습니다. 단, 착륙하다가 생기는 충돌 사고로 죽고 싶지는 않군요.(아무렴. 충돌 사는 뭐든 안될 말이다.)


눈을 떴을 때 가슴 뛰는 일, 하루라도 그런 일을 하면서 살아보라고 조언하던 그의 표정이 잊히지 않았다. 진심으로 안타까워 보였다. 하지만, 부품으로 자라온 인간에게 저 말은 그저 막막한 메아리 일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그럼에도 설레고 마음이 들썩들썩 해지 건 어쩔 수 없었다.


'찾아보자, 그런 일. 그냥 일도 해야 하지만 삶은 한 번뿐이니까. 아마도.'


처음에는 삐딱한 시선으로 책을 읽었지만, 책 속에 내내 흐르는 칼 세이건의 다정함에 조금은 감화가 된 것 같다. 별이 된 칼 형님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은하 대백과사전을 발견해서 신나 하며 그 책을 읽어 내려가는 상상을 해본다.


'아우, 진짜 신나 보이셔.'



[이미지는 제미나이, gpt.]




#코스모스#화성#가슴 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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