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는 개껌이 필요했다.
이러면 안 되지만… 지릴 것 같았다.
귀 끝이 누더기처럼 찢어진 채 덜렁거리는 누렁이와, 한쪽 눈에 뿌연 안개가 낀 듯 흐릿한 검둥이.
그들은 나처럼 털이 보송보송하지도, 목에 노란 가죽 끈이 둘러져 있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그들의 목에는 털이 패인 ‘목줄 자국’조차 없었다.
누구에게 매여 본 적 없는 자들의 당당하고 거친 풍모였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디서 왔냐”고 묻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코가 내 주위를 스치며 내뱉는 으르렁 소리는 내 뼈마디를 울렸다.
내 몸에서는 감출 수 없는 ‘귀한 집 도련님’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소독약 냄새, 매끈한 에폭시 바닥의 인공적인 향기,
그리고 인간이 던져주는 사료를 받아먹으며 안주했던 비굴하고 안락한 삶의 냄새.
반면 그들에겐 비바람에 씻겨 내려간 흙의 비린내,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살아남은 생존의 악취,
그리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닌 바람의 향기가 있었다.
무심한 시선이 내 목에 걸린 노란 목줄에 머물렀다.
난생처음으로 이 목줄이 부끄러워졌다.
이것은 내가 누군가의 ‘소유’라는 증표이자,
스스로 먹이를 찾을 줄 모르는 ‘애송이’라는 낙인이었다.
위대한 진돗개의 모험심을 운운하던 자신이 한없이 작아 보였다.
“때깔을 보아하니, 개껌 꽤나 씹었겠어?”
검둥이가 코를 킁킁거리더니 낮게 으르렁거렸다.
귀가 찢어진 누렁이는 히죽대며 코웃음을 쳤다.
“가져와.”
“뭐, 뭘?”
‘아오!! 말을 더듬다니.’
“네가 씹던 개껌.”
“…… 가출했어.”
내 말에 누렁이가 픽 웃음을 흘렸다.
“배부른 새끼네. 네가 개껌 되기 싫으면 들어가서 챙겨 와.”
“…….”
“곱게 보내줄 때 가서 가져와. 우리는 배도 고프고 성격도 더럽게 급해.”
검둥이가 결국 위협적으로 달려들었다.
나는 혼비백산해서 쓰레기 더미를 밟고 도약했다.
정신없이 달리는 와중에도 뒤를 확인하는 걸 잊지 않았다.
멀리서 박장대소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위대한 진돗개의 가오가 무너진 날이었다.
분하고 슬펐지만, 2대 1은 '견사도'가 아니니까 괜찮지 않나?
그 와중에도 멘탈 관리를 잊지 않았다.
문득 이 주임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진돌아, 부끄럽지만 때로는 36계 줄행랑이 큰 도움이 돼. 명심해.”
나는 처음으로 알았다.
진짜 자유는 핫바 조각처럼 달콤하기만 한 게 아니란 걸.
자신의 부끄러운 냄새를 견뎌내야 하는 일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