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이야기 14

진돌이의 귀환

by 하이진

출근길, 이주임은 개집을 무심히 지나쳤다.
당연히 비어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월!!”


‘어?’


“월월!!”


환청인가?
헛소리가 들릴 만큼 그리워하는 사이는 아니잖아.

이주임은 진돌이 집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흠… 똑같이 생긴 대역을 구해다 놨나?”


진돌이가 복귀할 때까지 비슷한 녀석으로 ‘돌려 막기’하려는 심산인가 싶었다.
꽤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맛집 투어 중인 진돌이가 제 발로, 그것도 이렇게 빨리 돌아올 리 없고.
무엇보다… 저 녀석, 왜 저렇게 나를 반기는 거지?’


이주임은 다가가지도, 반가워하지도 않은 채 멀뚱히 보기만 했다.
녀석은 애가 타는지 고개를 좌우로 끄떡끄떡 흔들며
네 발을 탭댄스 추듯 동동 굴렸다.


‘요놈 봐라. 진돌이보다 붙임성이 좋네…’


그때였다.


“아이고, 이주임! 진돌이 저 녀석 돌아왔어!”


경비 아저씨가 숨을 헐떡이며 나타났다.


“아저씨, 쟤 진돌이예요?”


“말도 마. 아침에 출근해 보니 집 앞에서 아주 거지꼴을 하고 자고 있더라니까.”


그제야 나는 녀석이 ‘진짜’ 임을 확신하고 후다닥 달려갔다.
가까이서 본 녀석의 상태는 꼬질꼬질했다.

뽀얗던 털은 땟국물이 줄줄 흘러 회색빛이 되었고,
온몸에는 훈장처럼 도깨비바늘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이놈 시끼, 그래도 이름값은 하네. 집 찾아올 줄도 알고!”


이주임은 가방 속에서 개소시지를 까서 내밀었다.

진돌이는 평소의 도도함은 온데간데없이,
며칠 굶은 육식 공룡처럼 소시지를 해치웠다.

그러고는 헬리콥터 프로펠러라도 단 듯
꼬리를 격렬하게 흔들어댔다.


나갔다 오더니 확실히 철이 든 모양이다.
얼굴이 ‘웃는 상’이 된 걸 보니.


그런데 어쩌냐.
너 나간 사이 입영 통지서가 왔더라.


이주임은 꼬리를 흔들며 바짓가랑이에 머리를 비비는 녀석을 내려다보며
세상에서 가장 자애롭고도 사악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많이 먹어 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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