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별주부전 4

당근라이프 합숙소 행동강령

by 하이진

합숙소의 문이 활짝 열렸다.

환영의 인사와 치열한 눈치 싸움,

그리고 귀를 찢는 듯한 박수 소리가 들렸다.


좁은 거실에는 토끼, 다람쥐, 너구리들이

오와 열을 맞춰 앉아 혈안이 된 눈으로 단상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황금색 정장을 차려입은 상급 토끼가 침을 튀기며 외치고 있었다.

“의심은 가난의 지름길, 확신은 벤츠의 지름길!”

그들은 아침마다 서로의 뺨을 가볍게 때리며 ‘정신 개조’를 했다.

식사는 오직 말린 당근 한 조각을 씹었다.


“배고픔은 성공의 비료다!”


별주부는 이 엄청난 열기에 압도되었다.

의욕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토끼 간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독침과 말빨이 아니라

돈으로 간을 구하면 될 일이었다.

조상님은 입담으로 꼬시려다 실패했지만,

시대가 변했다.

별주부는 선조의 지옥 기행문을 등딱지 사이에 곱게 모셔두고

합숙소의 5대 행동강령을 마음에 깊이 새겼다.


[당근라이프 합숙소 행동강령]

1. 선입견을 버려라 : 용왕이 원하는 건 간이 아니다, 건강이다.

2. 의심은 관심이다 : 의혹을 가지는 건 대화의 가능성이다.

3. 속도는 생명이다 : 거북이처럼 생각하고, 토끼처럼 결재하라.

4. 가족을 잊어라 : 다이아몬드가 되기 전까진 용왕도 남이다.

5. 인맥이 수맥이다 : 더 넓은 바다 동료들의 연락처를 떠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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