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죄가 되지 않으려면.

영화 [사람과 고기]

by 하이진

설거지는 수시로 있다.

기본으로 하루 세 번.

추가로 여러 번.


그렇게 자주 있는 설거지 시간에 이어폰을 낀다.


음악을 듣기도 하고.

뉴스를 보기도 하고.

숏츠를 보기도 하고.


그러다 오늘 어떤 영상을 보게 됐다.




이야기는 반가운 얼굴로 절친의 전화를 받는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시작했다.

지하철을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즐거운 마음도 잠시, 산송장으로 방바닥에 누워 있는 친구를 마주한다.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냐?”


“와서, 내 임종 좀 봐라.”


“죽냐? 어디가 아픈디?”


“영양실조...지. 뭐...”


“야 이 새끼야 그러면 뭐든 처먹든지 해야지.”


집안에는 쌀 한 톨이 없었다.

뭐라도 사 오려고 하는데, 자신도 돈이 없다.


“야, 친구야. 나 돈 없는디, 너 돈 있냐?”


“가까이 좀 와 봐라. 그거 내 장례비다. 나 시방 자살하는 거여."


“자식은...”


“뭘 묻냐? 너도 나랑 비슷한 처지면서.”


“이 자식... 너, 좀 멋지다.”


그래도 달려와 줄 친구가 있는 이분은 좋은 삶이었다.

말해야 할까.


<사람과 고기>

2025년 10월 7일.

상영시간 106분.

감독 : 양종현.

각본 : 임나무.

주연배우 : 박근영, 장용, 예수정.


<줄거리>

세 명의 노인은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고기 같은 단백질 섭취가 힘들었다.

그러다 형준의 집에서 소고기뭇국을 먹은 걸 계기로 친해져 자연스레 모임이 되었다.

어느 날 고깃집에 들어가서 고기를 먹고 먹튀에 성공한 뒤, 무전취식은 점점 대담해져 간다.

단, 규칙은 있었다.

자영업자에게 피해를 덜 주겠다는 마음으로 나름의 원칙을 정했는데, 그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고기는 각 1인분만 먹는다.

2. 소주는 딱 한 병만 마신다.

3. 장사가 아주 잘 되는 집만 들어간다.

4. 절대 비싼 고기는 먹지 않는다.




집구석에만 처박혀 있을 때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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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영화 포스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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